안희정 피해자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2년 만에 재개, 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상대로 전 수행비서인 김지은씨가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약 2년 만에 재개된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최욱진)는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3차 변론기일을 오는 8월25일로 지정했다. 김씨는 2020년 7월 정신과적 영구장해 진단 등 성폭행 피해로 인한 손해와 수사·재판 과정에서 발생한 ‘2차 가해’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2022년 8월 4일 만기 출소해 지지자들과 함께 경기 여주교도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건 재판은 2021년 9월까지 2차 변론기일이 진행됐지만 이후 재판은 2년 가까이 열리지 않았다. 마지막 재판 기일에서 재판부는 김씨의 신체 감정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추후 재판 기일을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의 신체 감정을 의뢰한 병원에서 줄줄이 이를 거절하며 재판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에야 신체 감정 촉탁 회신이 재판부에 왔고 이에 따라 재판부가 변론기일을 지정할 수 있게 됐다.

앞선 재판에서 안 전 지사 측 대리인은 불법 행위를 부인하고 김씨의 정신적 피해와 안 전 지사 행위 사이 인과관계가 없으며,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주장을 부인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충청남도 측 대리인은 ‘안 전 지사 개인의 불법행위이고 안 전 지사 행위와 직무 사이 관련성이 없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수행비서였던 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4차례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에선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고,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8월4일 형기를 모두 채우고 여주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안 전 지사는 형 집행 종료 이후부터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