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핵심광물 수출금지…가격 오르면 전화위복?”[디브리핑]
리튬 등과 달리 일반 금속 생산과정에서 추출돼
“가격 오르면 신규 생산 가능 구조…공급 다변화”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의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에 맞서 중국이 다음달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 수출을 제한한다. 수출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이 급등하고 전자제품과 국방 무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공급망을 다각화해 오히려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이달 3일 발표한 방침에 따라 8월 1일부터는 상무부를 거쳐 국무원의 허가를 받아야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이 가능하다.
질소와 갈륨을 섞어 만든 질화갈륨은 높은 전기전도도를 가지고 있다. 같은 에너지를 사용했을 때 전기를 더 많이, 빠르게 전달할 수 있어 스마트폰 충전기부터 발광다이오드(LED), 차량용 반도체는 물론, 레이더와 같은 무기용으로도 사용된다.
게르마늄은 광섬유 통신, 야간투시경, 인공위성용 태양전지 등의 핵심 소재다. 실리콘보다 우주 방사선에 더 강해 태양 전지와 같은 우주 기술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러한 중요성 탓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갈륨과 게르마늄을 중요 원소 목록에 올렸다. 중국의 수출제한으로 두 광물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팽배하다.
중국의 수출 금지 예고가 나간 후 갈륨가격은 지난 28일 기준 1㎏ 당 338.75달러(약43만3000원)를 기록해 지난달 말 대비 약 20% 상승했다. 지난 5월초 1㎏ 당 6600위안(약118만원)이던 게르마늄 가격은 지난 28일 6850위안(약 122만원)으로 올랐다.
유럽핵심원자재얼라이언스(CRMA)에 따르면 중국은 전세계 갈륨 생산량의 약 80%, 게르마늄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리튬이나 코발트, 흑연 등 앞서 중국의 과도한 영향력이 우려됐던 배터리 핵심 소재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시장 영향력이 큰 셈이다.
하지만 업계는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를지언정 공급이 끊기는 극단적인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광물이 다른 금속의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라는 이유에서다
갈륨은 아연 광석과 보크사이트에서 낮은 농도로 발견된다. 보크사이트를 가공해 알루미늄을 만들 때 함께 생성된다. 게르마늄 역시 아연과 석탄 플라이애시(비산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추출된다. 광석 채굴과 정제 과정에서 환경과 인원 침해 문제를 야기하는 리튬 등과 달리 이미 생산 중인 일반 금속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로이터 통신은 “갈륨의 경우 중국 외에도 캐나다의 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스에서 생산 중이며 일본과 한국에서도 1년 약 10t 가량 생산하는 데다 재활용 과정에서도 추출된다”고 설명했다. 게르마늄의 경우 캐나타의 테크 리소스가 북미 최대의 생산 업체로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추출 중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인듐 코퍼레이션도 게르마늄을 생산하며 벨기에의 유미코아는 게르마늄과 갈륨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고문 출신인 유진 골츠 노트르담대학 정치학과 부교수는 “시장이 수출 통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마찰이나 약간의 비용 증가는 있겠지만 시장이 대체 공급업체를 이용할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갈륨의 이용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는 “앞서 2020~2021년 갈륨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하자 독일의 한 업체가 갈륨생산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가격이 오르면 일본, 캐나다, 미국 내 생산 업체의 채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업체의 시장 진입을 촉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으로 2030년까지 주요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4~6배 증가할 것”이라며 “이런 현상을 주시하고 있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볼리비아와 같은 국가들이 광석을 새로 채굴해 부가가치를 얻으려 할 것이고 이는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영향력에 맞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EU, 일본 등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에 금융 지원, 맞춤형 무역, 가공기술 등을 제공하고 개도국은 그 대가로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함으로써 외국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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