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가를 맴도는 ‘삐-’ 소리…이명, 올바른 대처법은?

임태균 2023. 7. 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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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살면서 이명을 경험한다. 일반적으로 ‘삐-’하는 기계음과 유사한 소리가 날 때가 많지만 휘파람 소리나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이명은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고, 주변이 조용할수록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문제는 이명이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이라는 점이다. 전체 인구의 약 10~15%가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이명(耳鳴‧Tinnitus)이란?=이명은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머리나 귀에서 ‘삐-’‧ ‘찌-’‧‘쉬-’ 또는 바람소리나 박동소리 등 의미 없는 청각적 자극이 나타나는 증상을 뜻한다.

세부적으로 객관적 이명(Objective Tinnitus)과 주관적 이명(Subjective Tinnitus)으로 구분된다. 객관적 이명은 혈류나 근육의 경련 같은 체내의 소리가 몸을 통해 귀에 전달되어 들리며, 검사자도 그러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와 다르게 주관적 이명은 환자 본인만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경우다.

이 때문에 주관적 이명은 환청(幻聽)과 유사하게 여겨질 때가 많지만, 환청은 음악이나 목소리처럼 의미가 있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라는 점이 다르다.  

김영호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적막한 상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이명은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으로 휴식을 취하면 쉽게 사라진다”며 “적당한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불편함을 주는 실체 없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면 이명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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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의 원인은?=객관적 이명은 상대적으로 드물게 발생하지만, 귓속뼈를 움직이는 근육이나 턱관절 이상 혹은 혈관질환 등 뚜렷한 원인이 있을 때가 많다. 이에 따라 원인이 밝혀지면 치료를 통해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주관적 이명은 ▲내이질환 ▲염증 ▲스트레스 ▲노화에 따른 청력장애 ▲청신경 종양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지만 대부분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어렵다. 의학계에서는 비정상적이고 반복적인 뇌 내부 자극이 청각신경을 자극해 본인에게는 실제로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인지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이명의 발생기전에는 기분과 정서를 담당하는 뇌의 변연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 등이 있는 경우 이명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명 증상이 지속되고 이 때문에 생활에서 불편감이 생기는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게 좋다. 단순한 이명이라 생각했던 증상이 청각까지 잃게 만드는 돌발성 난청의 동반증상일 수도 있고, 극히 드물지만 난청과 어지럼증이 동반될 때는 청각신경 주변에서 발생한 뇌종양의 초기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

김영호 교수는 “이명은 상당수가 특별한 치료 없이도 1~2개월 내로 사라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대부분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면서도 “환자에 따라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있을 시 감별진단을 위한 검사와 상담을 통해 선행요인과 악화요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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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법은?=이명의 원인과 기전을 파악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이 때문에 감기약이나 두통약처럼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뚜렷한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명현상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환자 본인이 실제로 존재하는 소리는 아니지만 자신이 이명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는 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명이라는 이상음감을 자신과 분리해 객관화시켜 일상의 사소한 잡음과 같은 범주에 혼합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이명 치료에는 최소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치료에 임하고 환자 본인도 충분한 수면‧금주‧금연과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유지, 이명치료를 위한 훈련습관 형성 등 각고의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 일상에서도 이명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상황은 가급적 피하고, 과음이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 등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긴장감을 해소하는 것으로도 이명 증상이 이전보다 완화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야외활동이나 취미활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심신의 안정과 행복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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