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에이스 트레이드, 그리고 희비…상처받은 팬심은 우산으로 달랠 수 없다
지난 7월30일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고척과 잠실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삼성과 맞대결을 치른 키움은 선발 장재영이 아웃카운트 2개만 잡고 조기 강판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장재영은 2사 만루에서 헤드샷 퇴장으로 마운드를 내려갔고 그가 책임져야할 점수는 6실점이 됐다. 키움은 6-10으로 패했다.
반면 잠실에서는 며칠 전까지 키움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최원태가 이적 후 첫 등판을 치렀다. 최원태는 6이닝 2안타 무사사구 5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상대로 호투했다. 타선에서는 10득점이나 마운드에 지원했다. 최원태는 이적 후 첫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키움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이날 서울 서남권에 호우 경보가 발효되며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렸다. 오후 2시 경기를 치렀던 키움은 경기 후 팬들에게 장우산 2000개를 배부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구단 측은 “우산은 이벤트 용으로 제작한 제품”이라며 “돔구장 특성 상 외부 날씨를 확인하기 어렵고 날씨에 구애받지 않아 예보를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미리 우산을 준비하기 어렵다. 키움은 앞으로도 관중들에게 안전과 편의를 제공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팬들이 갑작스레 내린 비를 맞지 않게 한 것은 좋은 취지이지만 시기가 좋지 않다. 우연찮게도 최원태가 이적 후 첫 등판하는 날 이같은 이벤트가 진행됐다. 키움의 팬들을 위한 선행이 마냥 칭찬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최원태는 키움의 프랜차이즈 선수다. 서울고를 졸업한 뒤 2015년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의 유니폼을 입었다. 1군 2년차인 2017년 11승(7패)로 가능성을 보였고 2018년 13승(7패), 2019년 11승(5패) 등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쌓다가 이후에는 기복 있는 피칭으로 10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불펜 경험을 바탕으로 더 성숙해졌다. 또한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홍원기 키움 감독의 권유로 실전 경기 위주로 진행되는 대만에서 일찌감치 시즌 준비를 했다. 덕분에 최원태는 전반기 16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 3.05 등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안우진 다음 자리를 지키는 토종 투수로 활약 중이었다. 키움에서 성장한 결과다.
30일 현재 9위에서 전전하고 있는 키움의 유일한 장점은 선발진이었다. 아리엘 후라도, 이안 맥키니, 안우진, 그리고 최원태로 구성된 선발진은 리그 최고라고 꼽힐만했다. 5선발 자원인 정찬헌 역시 힘을 적지 않게 보탰다.
하지만 팀의 가장 중요한 전력을 내보내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키움이 데려온 내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등은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들이지만 당장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 부상으로 빠진 이정후를 대신 하기에도 부족하다. 키움은 트레이드 이후에도 2경기 연속 선발 투수가 조기에 무너지며 승기를 내줬다.
당장 8월1일부터는 잠실구장에서 LG와 맞대결이 펼쳐진다. LG는 최원태까지 합류하며 4연승으로 7월을 마무리했다. 키움은 올시즌 LG전 상대전적 3승1무5패로 열세에 놓여있는 상태다. 10위 삼성이 최근 3연승을 달리는 등 기세가 좋고 키움과의 격차가 3경기에 불과해 자칫하면 최하위로도 처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키움은 팬심까지 떠나보내고 있다. 주요 선수들이 키움을 떠나는 모습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팬심도 상처를 받았다. 키움의 홈 관중수는 40만 12명으로 수도권에 있는 팀들 중 가장 적다. LG(75만9073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단순히 우산 하나로 팬심을 달래려고 했다면, 키움의 오산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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