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K-금융' 글로벌 사업 확장 박차…사무라이 채권도 발행
신남방 비즈니스 강화 나선 정일문 사장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미국 등 해외 각지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1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 채권을 발행했다. 사무라이 채권은 일본 채권시장에서 외국 기업이나 정부가 발행하는 엔화표시 채권으로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은 1년물(63억원), 1.5년물(16억원), 2년물(11억원), 3년물(60억원), SMBC은행이 보증한 2년물(5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발행금리는 1.04%(1년), 1.36%(1.5년), 1.53%(2년), 2.25%(3년), 보증부 0.48%(2년)로 채권 발행은 일본계 증권사인 SMBC 니코(Nikko)가 단독 주관했다.
총 발행 규모 200억엔 중 150억엔을 자체 신용도로 발행하면서 일본 시장에서 회사 안정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게 자체 평가다. 투자자 기반 확대를 위해 일본 현지에서 A- 신용등급을 별도로 획득하고, 사전 설명회에서 다수 기관을 만나기도 했다.
한투 관계자는 "이번 공모 발행으로 달러 외 외화채권을 발행한 유일한 증권사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며 "조달 통화 다변화로 안정성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사업 강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투는 올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정일문 한투 사장이 금융감독원, 6개 금융사와 함께 싱가포르를 방문해 '인베스트 K-파이낸스 : 싱가포르 IR 2023'을 개최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 기회를 모색했다. 정 사장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투는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와 지난 5월11일 협력선언식을 개최하고 '샤리아(Shariah)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활성화 방안 모색과 함께 신규 상품, 서비스 출시를 지원하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샤리아 ETF는 술이나 담배, 향락산업 등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업종에 투자하지 않는 상품이다.
또 시나르마스(Sinarmas), 핀타르(Pintar) 등 현지 주요 그룹사와 현지법인 사업 확장 지원을 위한 비즈니스 미팅도 진행했다.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대기업 중 하나인 시나르마스는 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KISI)과 계열사 김치본드, 공모채권 발행을 추진하며 인연을 맺었다. 핀타르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처음 위성 기반 민간 통신사를 자회사로 둔 그룹사로 KISI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협의 중이다.
미국 인수금융도 한투가 공들이는 시장이다. 미국 금융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손잡고 설립한 합작회사 SF 크레딧파트너스는 연초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을 위한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SF 크레딧파트너스는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과 사모대출 비즈니스에 주력하는 회사다. 급성장한 글로벌 기업대출 시장을 겨냥하는 한편 세계 금융 중심시에서 기업금융(IB) 역량과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합작회사의 주요 사업은 미들마켓론(중견·중소기업 직접대출)이다.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리파이낸싱, 인수합병,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 형식으로 조달한다. 한투는 지난 1월 SF 크레딧파트너스 지분 75.1%를 보유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한투 뉴욕 현지법인은 지난 3월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 글로벌 투자은행과 더불어 글로벌 사모펀드 클리어레이크 캐피털(Clearlake Capital)이 인수한 베타(Beta)NXT 인수금융 딜에 공동 주간사로 참여했다. 앞서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락우드캐피탈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프로퍼티가 소유한 665뉴욕애비뉴 빌딩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000만달러 인수금융 딜을 도맡아 주관한 경험도 있다.
홍콩법인은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아폴로가 인수한 항공화물회사 아틀라스에어(Atlas Air Worldwide)의 약 55억달러 규모 인수금융 딜에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선순위 대출 투자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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