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세계 1위' 안세영 "꿈꿔온 세계 랭킹 1위 너무 빨리 이뤄진 거 같아요"
[스포티비뉴스=김포국제공항, 조영준 기자/이강유 영상 기자] "코치님이 (일본오픈) 결승전이 끝난 뒤 (세계 랭킹 1위 등극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너무 빨리 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동안 꿈꿔온 것들이 이렇게 현실로 이루어지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죠.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지킬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세계 1위에 오르면 그 기쁨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셔틀콕 천재'에서 '셔틀콕 무결점'으로 성장한 안세영(21, 삼성생명)이 금의환향했다. 안세영은 30일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대회 일본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 세계 랭킹 5위)를 2-0(21-15 21-11)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해 BWF 월드투어에서 7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11번 결승에 진출해 7번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현 여자 배드민턴 최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까지 안세영은 여자 배드민턴의 '빅4'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천위페이(중국) 타이쯔잉(대만)과 치열하게 경쟁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체력과 공격력을 보완하며 '무결점'으로 성장한 그는 '빅4'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
안세영은 지난 23일 전남 여수에서 막을 내린 BWF 월드투어 코리아오픈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이 대회가 끝난 뒤 일본 도쿄로 이동한 그는 2주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오픈 결승에 올랐지만 야마구치에게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한층 성장한 기량을 과시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31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세영은 "우승을 또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행복하고 뿌듯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약점으로 지적된 공격력이 좋아진 점에 대해 그는 "체력적인 면에서 여유가 생긴 뒤 코트를 넓게 사용한 점이 좋았다. 공도 눈앞에 다 보이기 시작했고 더 잘 칠 수 있게 됐다. 공을 보는 눈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정상에 오른 소감에 대해서는 "나는 항상 우승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욕심이 생겨서 경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한 경기 한 경기를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해야 잘 풀리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일본오픈도 여자 배드민턴의 '빅4'가 모두 출전했다. 안세영은 코리아오픈 준결승에서는 천위페이를 꺾었고 결승에서는 타이쯔잉을 물리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오픈 준결승에서는 타이쯔잉과 일주일 만에 재회했다. 이 경기에서 안세영은 코리아오픈처럼 시종일관 우위를 보이며 2-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결승전 상대는 야마구치나 천위페이가 아닌 세계 랭킹 5위 허빙자오였다. 천위페이는 16강에서 탈락했고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는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경기를 치를 때 대진표를 확인하냐는 질문을 받은 안세영은 "그런 선수들이 하나둘씩 떨어졌는데 난 내 쪽 대진일 줄 알고 좋아했다. 그런데 반대쪽 대진이라는 소식을 듣고 '다시 정신 차려야지'라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빅4'들과의 경쟁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많이 져보기도 하고 분석하면서 서로를 잘 알아가는 거 같다. 아직은 내가 한참 부족해서 많이 깨닫고 더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본오픈까지 제패한 안세영은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BWF는 31일 공식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된 새로운 세계 랭킹을 발표했고 안세영은 103914점으로 101917점을 기록한 야마구치를 제치고 새로운 여자 단식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BWF 여자 단식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방수현 이후 27년 만이다.
세계 1위 등극 소감에 대해 안세영은 "코치님이 (일본오픈) 결승전이 끝난 뒤 (세계 랭킹 1위 등극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너무 빨리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동안 꿈꿔온 것들이 이렇게 현실로 이루어지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기뻐했다.
그는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지킬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며 세계 1위가 된 소감을 밝혔다.
애초 안세영은 8월 1일부터 호주에서 시작하는 호주오픈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이 대회 출전을 취소하고 다음 달 덴마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전념하기로 했다.
또한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남아 있다.
안세영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은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의 좋은 흐름을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힌 그는 "지금도 정말 좋지만 더 좋고 쉽게 가려면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코치님이 만들어 주시는 프로그램을 잘 따라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귀국한 안세영은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준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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