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플레이션' 가시화…유업계 눈치 싸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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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원유(原乳)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유업계 고민이 깊어졌다.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하는 소비자들에 정부가 나서 유업계를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이번 인상안이 본격 적용되는 10월 1일까지 기업별로 가격인상을 두고 눈치보기가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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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앞두고 '누가 먼저, 얼마나 올릴까' 눈치 보기
정부 '유통 마진' 언급…유통가 '고통분담'에도 이목
국산 원유 안쓰는 컵커피·치즈 등 가격고민 이어질 듯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올해 원유(原乳)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유업계 고민이 깊어졌다.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하는 소비자들에 정부가 나서 유업계를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이번 인상안이 본격 적용되는 10월 1일까지 기업별로 가격인상을 두고 눈치보기가 치열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 두 달여 간 11차에 걸친 협상 끝에 오는 10월 1일부터 흰 우유와 발효유 등 신선 유제품에 사용되는 음용유용 원유를 유업체들에 1ℓ당 1084원에 공급키로 했다. 사료비, 인건비, 전기료 등 낙농가의 제반비용 부담 급증에 따라 2013년 이후 최대폭인 1ℓ당 88원 인상키로 한 것. 이는 작년 1ℓ당 49원 인상에 이어 2년 연속 인상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1000㎖ 또는 900㎖ 용량의 흰 우유 가격은 10월부터 3000원대에 돌입할 전망이다.
실제로 작년 1ℓ당 49원 인상 당시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국내 주요 유업체들은 흰 우유 출고가격을 각각 6.6%, 9.6%, 8.7% 인상했다. 2600~2700원대 수준이었던 흰 우유 가격은 2800원대로 올랐다. 올해 원윳값 인상폭이 작년의 2배에 육박하는 만큼 30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흰 우유의 경우 국산 원유 사용 비중이 90% 이상이어서 가격 조정에 재고의 여지는 사실상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가 소비자들의 밀크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유업계의 가격 인상 자제를 압박하고 나선 터라 업계의 눈치 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누가 먼저, 얼마나 올릴 것인가’를 두고서다.
특히 유업계는 정부의 압박 범위에 이목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5일 브리핑을 통해 “흰우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수요자뿐만 아니라 유통 효율화 등 유통 분야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해서다. 즉 유통업체들도 흰 우유 가격 안정에 일정 부분 ‘고통분담’이 가능하다고 본 만큼 유업계는 이와 관련한 향후 정부의 움직임에 기대 아닌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컵커피·치즈값 계산기 두들기나
컵커피나 가공유, 슬라이스 치즈 등 일부 제품들은 가격인상 압박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최근 매일유업은 컵커피 14종의 편의점 가격을 다음 달 1일부로 평균 5.1% 인하키로 결정하면서 정부의 유가공 제품 가격 안정 압박에 선제적으로 응답했다. 국산 원유를 사용하지만 다른 원재료인 원두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이같은 가격 인하가 가능했다.
수입 탈지분유를 사용하는 가공유, 수입 가공치즈를 사용하는 슬라이스 치즈 등 국산 원유 가격 인상의 영향권 밖인 제품들도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의 한 부응책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각 유업체별로 흰 우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제품별 원재료 비중 및 가격 추이, 마진 등을 따져 가격 조정을 고민할 것”이라며 “원유 가격 인상분이 반영되는 10월 1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고 현재로서는 정부가 각 유업체들에 요구하는 것 역시 ‘과도한 가격 인상 자제’ 수준인만큼 업체들의 적정한 가격 정책을 두고 치열한 고민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궁민관 (kungg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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