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0월 사퇴설` 놓고 갑론을박

친명 "허무맹랑" 비명 "비대위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광온 원내대표.<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0월 사퇴설을 두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는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사퇴설을 일축하고 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사퇴설을 계기로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0월 사퇴설은 이 대표가 재부상하는 사법리스크 문제와 내년 4월 총선 승리 등을 고려해 총선 6개월 전인 10월께 2선으로 물러나고, 친명계 의원 40명이 차기 당 대표로 친명계인 김두관 의원을 민다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한 공중파 라디오에 나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아마 그런 정도의 큰 그림이 그려졌다면 여의도에 정식으로 소문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30일) 조정식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평론가들이 상상력을 발휘해서 쓴 것이라고 했다"며 "저도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월 사퇴설'과 관련한 질문에 웃으며 답하지 않았다.

친명계 핵심이자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도 라디오에서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그런 정도의 이야기를 하려면 김영진 정도는 들어가 이야기해야 하는데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카더라 통신'이나 술자리에서 하는 이야기, 가상의 소설을 이렇게 정치 영역으로 소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그래서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비명(비재명)계 움직임은 다르다. 친낙(친이낙연)계인 신경민 전 의원은 한 라디오에 나와 "10월 퇴진설과 K의원이 김두관 의원이라는 것의 신빙성은 조금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대표직(사퇴) 카드와 계양을 불출마는 언제든 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대표가) 아바타 당권을 갖고 공천권은 끝까지 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분석한다"고 말했다.

신 전 의원은 '10월에 전당대회가 아닌 비대위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비대위로 갈 수도 있다"고 답했다.

당 일각에서도 비대위 체제가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전당대회보다 준비기간이 짧고, 지도부 동의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차기 비대위원장으로는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대위 체제는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대두할 때부터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계속 거론돼 왔다"며 "친명계 내부에서는 총선 승리를 위한 대안으로 일정 부분 논의가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