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노자산은 생태계 보물창고…골프장 조성 백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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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노자산이 '생태계 보물창고'라는 전문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자산에서 추진되는 골프장 등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경동건설은 경남 거제시 노자산 일대 369만여㎡(바다 39만여㎡ 포함)에 27홀 골프장과 숙박시설·워터파크 등을 갖춘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을 2028년 완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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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노자산이 ‘생태계 보물창고’라는 전문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자산에서 추진되는 골프장 등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31일 거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과 경남도의 설명을 종합하면, 도와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전문가 5명으로 공동조사단을 꾸려 노자산 일대에서 대흥란과 거제외줄달팽이 서식 현황을 조사했다. 멸종위기생물인 대흥란은 직접 광합성을 할 수 없어 다른 생물에 의존해서 사는 부생식물인데, 남한지역에선 노자산이 최대 서식지다. 역시 멸종위기생물인 거제외줄달팽이는 거제 노자산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멸종위기생물 가운데 유일하게 ‘거제’라는 지명이 이름에 붙어 있는 종이다.
대흥란은 7월11일과 20일 이틀 동안 조사에서 727개체가 발견됐는데, 발견 지점이 골프장 예정지 전역에서 200곳에 이르렀다. 거제외줄달팽이는 7월13~14일 8개 지점에서 22마리가 발견됐다. 앞서 지난 5월 환경단체 자체 조사에서는 멸종위기생물이자 천연기념물인 팔색조 둥지가 36개나 확인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노자산 관광단지 개발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결과와 사뭇 다르다. 당시 조사에선 대흥란이 3개 지점 95개체, 거제외줄달팽이는 1마리가 발견된 것으로 보고하면서 서식지 이전을 보존 방안으로 제안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이날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이 전문가 공동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또 사업예정지 전체지역에서 대흥란이 발견됨으로써, 대흥란을 다른 곳에 옮겨 심은 뒤 사업을 진행하면 된다는 환경영향평가서의 대안 역시 엉터리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도 관광진흥과 담당자 역시 “전체 사업구역에서 대흥란이 발견됐기 때문에 대흥란을 이식하면 된다는 환경영향평가 제안은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일부지역 원형 보존, 전체지역 원형 보존, 사업 축소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이어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마치더라도 교통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경관 심의, 중앙토지수용위원회 협의 등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사업 승인까지는 빨라야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동건설은 경남 거제시 노자산 일대 369만여㎡(바다 39만여㎡ 포함)에 27홀 골프장과 숙박시설·워터파크 등을 갖춘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을 2028년 완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사업구역은 원시림 수준의 울창한 난온대 산림지역이어서 사업을 진행하려면 173만여그루의 나무를 베어내야 한다. 멸종위기종인 팔색조·거제외줄달팽이·대흥란 등 법정보호종 50여종도 삶터를 잃게 된다. 노자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환경영향평가에 앞서 진행한 전략환경영향평가도 부실하게 진행된 정황이 드러나 당시 조사 업체의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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