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기 시작한 투타 ‘톱니바퀴’…삼성 3연승 신바람 이어갈까
긴 어둠을 통과 중인 삼성에 희미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타선의 폭발력과 마운드의 안정을 되찾은 삼성이 탈꼴찌 너머를 노린다.
삼성은 지난 30일 고척 키움전을 10-6으로 이겼다. 키움과 주말 3연전에서 2승1무를 올린 삼성은 SSG와 주중 3연전(25~27일) 2승1패에 이어 2연속 ‘위닝 시리즈’를 작성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지난 4월26~28일 이후 무려 93일 만에 3연승을 질주했다.
올 시즌 삼성은 개막 한 달 24경기에서 5할 승률(12승12패)을 기록하며 순항하다가 5월 8승14패(0.364), 6월 7승18패(0.280)로 내리막길을 걸어 급기야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투타 양면에서 전력 누수가 생긴 점이 뼈아팠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오재일과 구자욱 등 핵심 타자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했다.
데이비드 뷰캐넌, 앨버트 수아레즈, 원태인, 백정현 등으로 이뤄진 선발진의 6월까지 평균자책은 4.59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여기에 좌완 백정현이 지난 6월23일 SSG전 이후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르는 악재까지 겹쳤다. 불펜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삼성의 불펜은 이 기간 필승조와 추격조 등의 경계가 무의미할 정도로 동반 부진했다. 평균자책 역시 5.10으로 리그에서 가장 좋지 않았다.
전열을 재정비한 삼성은 7월부터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갔다. 구자욱이 복귀한 타선이 앞장섰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6월 3경기 출전에 그쳤던 구자욱은 지난 4일 두산전에 복귀해 16경기에서 타율 0.377, OPS(출루율+장타율) 0.916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의 파괴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김성윤, 김현준, 강한울 등의 쏠쏠한 활약이 보태졌다. 삼성 타선의 이달 팀 타율은 0.291로 리그 전체 1위였다. 득점권 타율은 이보다 높은 0.315로, LG(0.351)에 이어 리그에서 2번째로 높았다.
마운드에도 위력이 생겼다. 같은 기간 삼성 투수진의 팀 평균자책은 3.60으로, KIA(2.87) 다음으로 낮다. 선발에서 뷰캐넌, 수아레즈, 원태인이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해준 점이 컸고,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백정현이 30일 키움전에서 5.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진에 무게감을 더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근 팀의 상승세에 대해 “구자욱 선수가 돌아오면서 타선에 힘이 생겼고, 김성윤 선수가 감초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선발 투수들도 자기 몫을 잘해주며 후반기 들어 투타의 톱니바퀴가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7월 18경기에서 9승1무8패(0.529)의 성적을 거둬 55경기를 남겨두고 36승1무52패(0.409)로 9위 키움을 3게임 차로 쫓고 있다. 5위 KT와는 8.5게임 차이가 나긴 하지만, 중하위권 팀들이 촘촘한 간격으로 경쟁 중인 상황이라 순위 변동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만, 불펜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 박 감독은 3연승을 거둔 키움전에서 불펜 투수들이 7회말 4실점 한 것을 두고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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