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銀, 구로다 '이차원 완화' 도입 회의록 공개…"도박성 강하다" 염려

박준호 기자 2023. 7. 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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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가 재임 시절 이차원 금융 완화를 밀어붙일 당시 은행 내부에서는 도박성이 강하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금융정책결정회의에 참석한 심의위원들로부터는 "일본은행이 취할 수 있는 최대한 가능한 금융완화를 패키지로 실시하고 목표의 조기 실현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의사를 명확히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시라이 사유리 정책심의위원)" 등의 지지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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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목표 실현 기간 '2년' 근거 언급도 없어
[도쿄=AP/뉴시스]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취임 직후였던 2013년 3월 21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당시 총리였던 아베 신조를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4.07.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가 재임 시절 이차원 금융 완화를 밀어붙일 당시 은행 내부에서는 도박성이 강하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다는 물가상승률 2% 목표를 실현하는데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현의 어려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요미우리신문, NHK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2013년 1~6월에 연 금융정책결정회의 회의록을 31일 공개했다. 이날 일본은행이 공개한 회의록에는 2013년 4월 3, 4일 당시 구로다 총재 하에서 이른바 이차원 완화를 도입한 금융정책결정회의의 회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회의록에 따르면 구로다의 총재 취임 후 첫 회의인 4월 3, 4일 회의에서 구로다가 전례 없는 규모로 국채 등을 매입하는 '양적·질적 금융완화'의 결정을 주도했고, 일부 위원들은 그 효과를 의문시하기도 했다.

구로다는 4월4일 회의에서 "양·질 모두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완화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 전력의 순차적 투입은 피하고 물가상승률 2% 목표를 가능한 한 빨리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로다 바주카포'라고 불린 대규모 금융 완화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물가 목표 달성의 기간에 대해선 "2년 정도의 기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이와타 키쿠오 일본은행 부총재도 "15년이나 계속되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려면 2년 정도면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고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완화책으로는 일본은행이 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대량으로 매입해 2014년 말 통화 베이스를 2012년 말 대비 2배인 270조엔으로 늘리고, 시장금리를 인하해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해 '장래에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당시 금융정책결정회의에 참석한 심의위원들로부터는 "일본은행이 취할 수 있는 최대한 가능한 금융완화를 패키지로 실시하고 목표의 조기 실현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의사를 명확히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시라이 사유리 정책심의위원)" 등의 지지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한편으로는 의문의 목소리도 나왔다. 당시 사토 다케히로 정책심의위원은 "돈의 양 조절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나 인플레이션율을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는 중대한 오해가 있다"며 "도박성이 강한 정책이 될 것은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우치 다카히데 당시 정책심의위원은 2%의 물가상승 목표 달성 시기를 2년 정도로 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경우 "극단적인 추가 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져 일본은행이 (실시를)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면 경제와 금융시장을 지나치게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시다 고지 정책심의위원은 정책 수단으로 대량으로 국채를 매입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2년 안에 완수한다는 것으로 출발해야 하며, 만일 반응이 없으면 재검토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유보하겠다"고 발언했다.

NHK는 "많은 정책위원들이 2% 물가목표를 2년 정도에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실현의 어려움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2년 만에 실현되지 못할 경우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면서 "또 '2년'이라고 한 근거에 대해서는 어느 위원에게도 언급이 없었다. 이 회의 이후 10여 년이 지났지만 일본은행이 내세우는 2%의 물가 목표는 여전히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결과적으로 목표는 2년 만에 달성할 수 없었고, 일본은행은 2016년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장단기 금리 조작' 등의 추가 대책을 도입하면서 축을 '양'에서 다시 '금리'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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