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한인사회 구심점 된 샤론신협…“한인의 ‘평생 어부바’”

정두리 2023. 7. 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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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한인 핵심 금융기관 자리매김한 샤론신협
“캐나다 전역에 한인 신협 지점망 확대 목표…
신협 정체성 담은 사회공헌재단 설립도 계획중”
캐나다 한인신협인 샤론신협의 석광익 전무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밴쿠버 본점에서 샤론신협의 미래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신협중앙회)
[밴쿠버(캐나다)=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샤론신협에서 거래한 지 30년이 넘은 고객들도 많습니다. 한인의 애환을 함께하고, 조합원을 우선으로 삼으니 주거래 은행을 바꿀 이유가 없는 거지요.”

캐나다 내 한인 수는 2021년 기준 약 21만8000명. 이 중 밴쿠버는 두 번째로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밴쿠버 지역사회의 한 축으로 떠오른 이들의 금융 활동은 어디를 통해 이뤄지고 있을까.

지난 24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만난 석광익 샤론신협 전무는 “사론신협은 캐나다 한인의 정착과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금융기관으로 밴쿠버 내 금융업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이익만을 목표로 하는 금융기관과 달리 ‘조합원이 주인’이라는 철학 아래 창출된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며 동반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8년 5명의 조합원이 10만 캐나다 달러의 출자금을 마련해 설립된 샤론신협은 캐나다 투자이민이 확대되고 한인사회가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지난 30여 년 간 함께 성장해 왔다. 이름도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Rose of Sharons)를 연상케 해 한인신협의 정체성을 나타냈다. 지난 2022년 12월 기준 샤론신협의 자산은 5억6000만 캐나다 달러(약 5600억원), 조합원은 1만5000여 명이다. 이 중 한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95% 이상이다.

석 전무는 “외국에서 생활하는 한인과 함께하고 한인들의 복지에 사업을 초점을 맞췄던 점이 기존 현지 한인은행과 차별화된 샤론신협만의 강점”이라면서 “물론 한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원하는 경우 샤론신협의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샤론신협의 성장과 성공의 비결에 대해 석 전무는 △긍정적인 사고와 언어 △투명한 경영 △이사진과 경영진의 명확한 역할 분담 △직원들의 노고 △충성도 높은 조합원 등 5가지 요인을 꼽았다. 실제 지난 2021년 실시한 조합원 만족도 조사에서 92%의 만족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캐나다 금융시장도 무관치 않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연초 0.25%였던 기준금리를 7번 연속 인상하면서 4.25%까지 올렸다. 캐나다 전역 금융사들이 이자율 상승으로 자산·부채 간 마이너스 불일치가 발생하며 예대마진에 큰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샤론신협은 타 금융권 대비 건실한 경영지표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적정률은 14.46%, 지불준비율은 21.81%, ROA(총자산순이익률) 0.51%에 연체율은 0.21%에 머물고 있다. 석 전무는 “올해와 내년 예대마진의 감소에 대비해 경상비용을 줄이고 여타 수입의 증가를 꾀하는 등 다방면의 대책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론신협이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은 또 다른 배경에는 체계적인 사회공헌사업에도 찾을 수 있다. 샤론신협의 대표적 사회공헌사업인 ‘인턴십 프로그램’은 2008년 기준 12년째 이어오며 현재까지 100여 명의 인턴사원을 배출했다. 인턴들이 실질적인 금융업무를 포함한 사회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배우며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각종 지역행사와 문화사업 후원 및 교육장학사업을 통한 장학금 지원, 청소년 캠프 후원, 한인 커뮤니티 대상으로 각 지점의 세미나실을 무상 임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샤론신협의 사회공헌사업 누적 금액은 287만 캐나다 달러(28억원)이며, 조합원 배당 총액은 1920만 캐나다 달러(192억원)다. 샤론신협은 1991년 이후 지난 31년간 매년 배당을 실현하고 있다.

샤론신협의 향후 목표는 디지털 고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금융 서비스 환경을 개선하고 캐나다 전역에 지점망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현재 샤론신협의 영업점은 밴쿠버본점을 비롯해 코퀴틀람지점·포코지점·써리지점·랭리지점 등 5개다.

석 전무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하지만 향후 5년 내 10억 캐나다 달러(1조 원) 자산 성장을 이루루고 10~15년 내 캐나다 전역에 한인신협 지점망을 확대고자 한다”면서 “아울러 신협의 정체성을 담고 한인과 평생 함께하는 사회공헌재단 설립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정두리 (duri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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