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 바꿀까?···5700만원 안팎 수입차 한국에 온다
중 전기차도 한국 진출 준비…중저가 경쟁 심화
올해 하반기부터 5700만원 안팎의 수입 전기차가 한국 시장에 밀려온다. 5700만원은 정부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가격이다.
수입 전기차들은 그간 보조금과 상관 없이 가격대를 형성해 왔다. 이 때문에 국내 전기차 시장은 해외 브랜드 중심의 고가 전기차와 현대차그룹 중심의 중저가 시장으로 나눠졌다. 하지만 테슬라, 폭스바겐 등 중저가 수입 전기차가 점차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전기차까지 한국 시장을 호시탐탐 노린다.
전기차 보조금을 가장 신경 쓴 모델은 테슬라의 모델 Y다. 모델 Y는 그간에는 7000만원대 후반의 가격대였다. 지난해 기준 5500만원, 올해 기준 5700만원 안팎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는 현대차나 기아의 전기차 대비 훨씬 비쌌다. 하지만 테슬라가 모델 Y의 가격을 꾸준히 낮추면서 최근에는 가격이 5699만원까지 낮아졌다.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도 있는 가격대다.
테슬라는 모델 Y의 생산지를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기고, 배터리도 중국에서 만들어진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그러면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도 기존 511㎞에서 161㎞가 준 350㎞로 감소했다. 일부 성능을 낮춘 대신 가격을 내린 것이다.
이로 인해 모델 Y는 전기차 보조금 100% 대상 조건은 갖추게 됐다. 다만 보조금 100%를 받지는 못한다. 전기차 보조금은 가격으로만 결정되지는 않는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저온주행가능거리 등 다른 조건도 필요하다. 최대 주행거리는 400㎞ 이상을 달릴 수 있어야 한다. 모델 Y는 이 조건을 갖추지 못해, 100% 보조금을 받진 못한다. 그럼에도 가격대가 중저가 가격대로 형성되면서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폭스바겐도 지난달 전기차 ID.4의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100%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가격을 형성했다. ID.4는 두 가지 트림으로 나눠지는데, 저가인 프로 라이트는 5690만원이다. 역시 5700만원 보조금 기준을 공략한 가격 결정이다.
아우디의 2023년형 ‘Q4 40 e-트론’도 6000만원 안팎이지만, 지난해 모델에선 맞추지 못했던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시면서 올해는 50%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Q4 40 e-트론은 1회 충전 시 368㎞ 달릴 수 있었지만, 2023년형 모델은 411㎞를 달릴 수 있다. 400㎞ 기준을 충족시켰다.
여기에 아직 가격대가 나오진 않았지만 중국 전기차들도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비야디(BYD)는 지난해 전기 세단 ‘실’,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 등 6개 모델의 상표를 국내에 출원했다.
아토 3는 독일 판매 가격이 3만8000유로(약 5400만원)고, 유럽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420㎞를 달릴 수 있다. BYD의 실은 22만~29만 위안(3860만~5080만원) 수준이다.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도 550~700㎞여서 한국 진출시 보조금을 받을 공산이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점차 보급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의 승패는 세계 시장에서의 승패와도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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