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화려한 피날레···변상일, 최정 꺾고 생애 첫 GS칼텍스배 우승

변상일 9단이 31일 한국기원 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5번기 제3국에서 최정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의 기세가 또 한 번의 우승으로 이어졌다. 한국 바둑 랭킹 3위 변상일 9단(26)이 최정 9단을 누르고 GS칼텍스배 첫 우승에 성공했다.

변상일은 31일 한국기원 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5번기 제3국에서 최정을 206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꺾고 종합전적 3-0으로 정상에 올랐다.

2전3기 끝에 이뤄낸 첫 GS칼텍스배 우승이다. 변상일은 2021년 26기, 2022년 27기에서 모두 결승에 올랐으나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회는 신진서가 16강에서 조기 탈락하는 이변 속에 무난히 결승에 진출했고, 끝내 염원했던 GS칼텍스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변상일의 우승 횟수는 8회로 늘어났다.

변상일의 압승으로 끝났던 1~2국과는 달리, 이날 대국은 중반까지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승부는 결국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갈렸다. 변상일이 중앙 두터움을 활용해 우중앙의 흑 넉점을 공격하며 실마리를 찾았고, 흑돌을 살려주면서 중앙에 40집이 넘는 큰집을 만들면서 순식간에 차이를 벌렸다. 차이를 좁히지 못한 최정은 결국 돌을 거뒀다.

GS칼텍스배 우승으로 변상일은 최고의 7월을 보냈다. 변상일은 이달 중순 중국에서 열린 춘란배 결승에서 중국의 리쉬안하오 9단을 종합전적 2-0으로 누르고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와 치른 GS칼텍스배 결승 1~2국을 승리한 뒤 참가한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에서는 4강에서 신민준 9단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해 주춤했으나 이날 최종적으로 GS칼텍스배 우승을 차지하며 정점을 찍었다.

변상일은 “최근 컨디션이 별로 좋지 못했는데 한 판씩 이기다 보니 컨디션도 회복되는 것 같다”며 “곧 있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 여자기사로는 최초로 국내 종합기전 결승에 올랐던 최정은 첫 종합기전 우승을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변상일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국적을 불문하고 국내 종합기전에서 여자기사가 우승한 것은 1999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기원에 적을 두고 활동했던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2000년 제43기 국수전 결승에서 조훈현 9단을 꺾고 정상에 오른 것이 유일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