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차 4% 근접한 美장기금리...“매수 기회”
30일(현지시간) 미국 채권 시장에 따르면 이날 장중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대를 돌파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도 4.05%에 거래 됐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 반등에 장기채 가격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시장에서 10년물 장기채 가격은 지난 5월 초 대비 5%가량 하락했다.
최근 장기채 금리가 반등한 건 지난 7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및 고용시장 지표 또한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일부 시장 참여자들이 채권을 매도한 점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서학개미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순매수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 들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인 미국 장기채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채권 3배(TMF)’ ETF로 6억8533만달러(약 8726억원)을 사들였다. TMF ETF는 올해 주가가 11.71% 하락했다.
다만 현재 채권 시장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4%대를 중요한 저항선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금리가 해당 지점까지 상승할 경우 줄곧 4%대를 넘지 못하고 금리가 고꾸라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장기 금리가 4%에 도달하면 기관투자자들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돼 채권 가격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미국 10년물 금리가 4%대에 도달하게 되면 “장기채 매수 기회”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향후 금리가 소폭 반등하더라도 상방 보단 하방 압력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주식 대비 채권의 일드 매력도 증가했다. 향후 경기침체가 현실화한다면 채권 금리 하락으로 인해 자본 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금리 인상 구간에선 경기 우려로 장기 금리가 하락했다”며 “현재 5.5%에 도달한 기준금리 레벨은 경기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 고금리 환경은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시장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하진 않을 것”이라며 “중기적 관점에서 시장 금리 하향 안정화 전망하며 금리 상승 시 채권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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