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북미 동박시장 진출…'배터리 소재 드라이브'

김민성 2023. 7. 3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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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박·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
/그래픽=비즈워치

SKC가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인다. 일본 도요타통상과 손잡고 북미 동박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SKC는 미래 먹거리로 자회사 SK넥실리스 중심의 동박사업뿐만 아니라 실리콘·리튬메탈 음극재 등을 점찍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도요타통상 손잡고 '아메리칸 드림'

SKC 자회사 SK넥실리스는 도요타통상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북미시장 동박 생산·공급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협의했다. 도요타통상은 도요타그룹 내 계열사로 무역 사업을 영위한다. 양사는 향후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동박 제품 제조·공급에 걸쳐 장기간 협업할 예정이다.

SKC와 도요타통상 관계자들이 지난 28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토요타통상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고 아키히로 도요타통상 부사장, 카타야마 마사히루 도요타통상 COO, 이재홍 SK넥실리스 대표, 박원철 SKC 사장 /사진=SKC

도요타통상은 도요타자동차와 공동 투자를 통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배터리 제조 공장인 미국 TBMNC(Toyota Battery Manufacturing, North Carolina)를 건설하고 있다. 이곳에서 2025년부터 배터리 생산이 예상되며, 최대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도요타통상은 TBMNC의 전체 재료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협약을 통해 SK넥실리스의 북미 지역 진출 계획이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미국 내 배터리 업체들의 북미 지역 생산기지 구축이 활발해지고 있어 동박업체들도 현지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SK넥실리스도 북미 지역에 생산기지 건설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넥실리스는 오는 2025년 이후 북미 시장에서 동박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도요타통상과의 합작법인도 해당 시점에 맞춰 설립과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SK넥실리스는 현재 전북 정읍공장에서 연간 5만2000톤 규모의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에 연산 10만2000톤 규모의 동박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오는 2024년부터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 위치한 16만6000톤 규모의 동박 공장이 가동된다.

SKC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성공적인 북미 투자를 진행하고 아시아와 유럽, 북미를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동박 제조 기술력을 가진 SK넥실리스와 이차전지용 주요 소재의 원재료 수급부터 판매까지 경쟁력을 보유한 도요타통상과의 협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양사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SKC, 배터리 소재 사업 '판 벌인다'

SKC는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자회사 SK넥실리스를 통한 동박 사업뿐만 아니라 차세대 음극재 관련 투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SKC가 음극재에 주목한 이유는 음극재는 배터리 주요 소재인 양극재 대비 생산량이 낮기 때문이다. 양극재가 배터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인데 비해 음극재는 약 1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배터리 생산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면서 음극재를 비롯한 배터리 소재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주력하고 있는 음극재 핵심 원재료인 동박과의 사업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75억달러(약 9조492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음극재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219억달러(약 27조7166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음극재 시장 전망 / 그래픽=비즈워치

SKC는 지난 2021년 영국 실리콘음극재 업체인 넥시온에 총 8000만달러(약 1017억원)을 투자하고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기반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4배 이상 높아 배터리 충전 속도와 출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최근 실리콘음극재가 미래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자 여러 소재 업체가 연구와 생산에 뛰어드는 추세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과의 혼합 비율에 따라 저함량과 고함량으로 나뉜다. 실리콘 비중이 15% 이상이면 고함량, 15% 미만이면 저함량 실리콘음극재로 분류한다. SKC는 올해까지 저함량 실리콘음극재 파일럿 사업을 추진하고, 오는 2025년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고함량 음극재는 2024년 파일럿 사업 추진, 2026년 양산이 목표다.

SKC는 최근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2년까지 글로벌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서 점유율 15%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현재 중국의 BTR과 일본의 신에츠가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태다. SKC는 15%의 점유율을 확보해 글로벌 3위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5월엔 포스코그룹과 리튬메탈 음극재를 공동 개발하기로 협의했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동박에 리튬을 도금해 제작해 만든 음극재로,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배터리 용량을 10배 정도 늘릴 수 있다. 특히 리튬메탈 음극재는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에 탑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SKC가 추진하던 필름과 같은 범용 사업들은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인해 미래 사업성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동박이나 음극재 같은 미래 지향적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재구성하겠다는 것이 SKC의 계획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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