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영작! ‘입력’이 돼야 ‘출력’도 된다[아미쌤의 기승전 영어]

“요즘은 영어 작문이 중요한데, 우리 아이가 영작을 영~ 못하네요”라고 학부모님들께서 걱정하신다. 사실 자녀가 꼬물거리는 영어로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면 대견해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직 어휘나 문법 수준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작정 말하기나 쓰기를 강요하는 것은 언어학습 과정의 순서를 혼동하는 것이며, 마치 감자 하나를 주고 맛있는 카레를 만들어 보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영어 학습에서도 언어 습득의 일반적인 원칙이 적용되다. 즉 듣고 읽는 ‘입력’이 먼저이고, 말하고 쓰는 ‘출력’은 그다음이다. 물론 ‘출력’ 과정이 ‘입력’을 촉진하면서 상호 작용하는 부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입력 없이는 출력이 될 수 없다. 어휘와 문법, 읽기와 듣기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나의 글쓰기를 이러한 외국어 학습 단계에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작에는 일반적인 학습과 글쓰기 원칙이 적용된다. 꾸준한 연습과 노력이 기본이며, 또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모국어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면 영작도 훌륭하게 할 수 없다. 특히 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각 문단이 하나의 주요 아이디어에 집중돼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사과를 좋아한다. 사과는 빨갛다. 장미도 빨갛다. 그런데 장미는 아름답다”와 같은 내용을 쓴다면, 서로 연관성이 없는 문장들의 나열로 응집성이 없어 혼란스러워 보인다.

영어 입력 강화, 영어 환경 조성, 영어로 생각하기, 간단한 문장과 구조로 시작하기, 영어 글쓰기 연습, 자주 사용되는 표현 암기, 오류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등을 갖추려 노력하면서 자신감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도 영작 시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주의해야 한다.

■어휘와 문법 오류=예를 들어 ‘엄마는 훌륭한 요리사이시다’라는 문장을 ‘My mom is a good cooker’로 쓰면 ‘엄마는 훌륭한 밥솥이다’라는 엉뚱한 의미가 된다. 여기서는 ‘cooker’(밥솥이나 냄비 같은 조리 도구) 대신 ‘cook’(요리사)를 사용해야 한다. 또 ‘teach’(가르치다)의 과거형은 ‘taught’인데 ‘teached’로 잘못 쓰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러한 어휘와 문법적 지식은 글쓰기의 기본으로, 오류가 발생하면 문장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이해를 방해한다.

■장황한 문장=영어는 간결한 문장을 선호한다. “하늘을 찌르는 듯 높은 나무 위에서 노래를 부르며 살아가고, 석양이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별빛 아래에서 잠들기를 좋아하는 작은 새가 나의 친구다”라는 문장은 너무 많은 정보를 한 번에 전달하고 있다. 이를 간결하게 “높은 나무 위에서 살아가는 작은 새가 나의 친구다. 그는 노래를 부르며 살아가고, 석양을 바라보며 별빛 아래에서 잠들기를 좋아한다”라고 나눠 쓰는 것이 좋다.

■문화적 차이 고려=모국어의 문법 구조나 어휘를 영어로 직접 번역하면 자연스럽지 않은 문장이 된다. ‘클레어 크람시’의 연구(1993)에 따르면, 문화적 이해는 제2 언어 학습자의 전체 숙련도를 향상시킨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눈이 높다’는 표현은 “이상형 기준이 높다”는 뜻인데, 이를 영어로 직역하면 “My eyes are high”가 돼 영어로는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My standards are too high”처럼 적절하게 바꿔 써야 한다.

■아미쌤은 누구?

본명은 민아미다. 20년차 영어강사로 현재 대치동에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영어교육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한국강사신문 칼럼니스트 겸 기자로도 활동한 그는 ‘적중! 영어독해중등3 꿈틀’ ‘적중! 영어독해중등1 꿈틀’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실전편RHK’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유형편RHK’ 등을 펴내기도 했다.

민아미(영어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