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짧은 분들이 1표 행사?"…김은경 발언에 與 "노인 폄하"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7월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도부의 혁신위원회에서 현행 1인1표인 유권자들의 투표 가치를 여명(餘命·남은 수명)에 따라 차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노년층 폄하 반복뿐만 아니라 "반(反)국민, 반(反)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20대 청년인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31일 논평으로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 발언이 또다시 나왔다. 민주당 혁신위가 어제(30일) 2030 청년 좌담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당을 향한 청년세대의 쓴소리가 이어졌다"며 "청년들의 쓴소리를 들은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여명 비례 투표'를 언급했다"고 주목했다.

그는 여명 비례 투표 개념에 관해 "평균 수명에서 개인의 나이를 뺀 뒤, 남은 수명에 비례하게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논리"라며 "(김은경 위원장은) 이 방법이 합리적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1표라 어려움이 있지만, 미래가 짧은 사람과 노인의 1대1 표결은 옳지 않다'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혁신위 청년좌담회에서 "둘째 아들이 올해 22살인데 중학생 때 이런 질문을 하더라. '왜 나이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며,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되게 합리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1표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1 표결을 해야 하느냐"며 "(당시 아들에겐)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 선거권이 있어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젊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와달라'는 취지의 언급도 덧붙였다.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민주당 지지율과 청년층의 외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어르신 폄하와 막말이란 말인가. 제대로 된 진단 없이 제일 쉽고 잘하던 방식인 '갈라치기' 전략을 활용하려는 시도"라며 "청년들의 쓴소리는 진정한 혁신과 좋은 정책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으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껏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는 민주주의의 '평등선거' 대원칙과 반하는 주장으로,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할 뿐"이라며 "혁신위가 민주당의 비상식적 논리 답습을 넘어 더욱 허무맹랑한 주장만 펼치니, 혁신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합리적인 자세로 분열이 아닌, 화합의 정치 문화 조성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