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이야기]<2> 에티오피아의 커피 가공방식은?

2023. 7. 3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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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가체페(Yirgachefe)로 가는 길. 이 땅은 신이 주신 커피의 땅이다. 앞서가는 차가 일으키는 붉은 먼지는 앞길을 더 궁금하게 만든다. 단순히 안 보이는 게 아니라 안개속이다. 흙먼지 중심까지만 가면, 붉은 열매들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감이 생기는 그야말로 안개 속 같은 붉은 먼지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외길, 붉은 땅. 이르가체페로 가는 길이 이렇게 신비롭다.

◇김태호 커피 매거진 '드립' 편집장

타임머신이 멈춘 듯한 주변은 여행자의 시선을 흔들리게 한다. 너무도 많은 공감과 기억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부분 농장과 워싱 스테이션에 도착하면, 해가 뜨면서 안개가 사라지듯이 붉은 먼지는 내려앉는다. 이르가체페의 워싱 스테이션은 늘 그렇듯 어떤 건조대에는 네추럴이 누워있고 어떤 건조대 라인은 워시드로 가공되는 체리가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알맞게 멋 부린 사람들, 늘 느끼는 생각이지만 이 대륙의 사람들은 색을 좋아한다. 태양을 닮은 색들을 좋아하고 태양으로 익어가는 체리로 신의 선물을 만들어 간다. 이것이 보물인지도 모르는 표정으로 건조대 위를 오가며 뒤집기를 반복한다. 사륜구동차로 도착한 험난한 이곳은 현지인들에게는 정말 낯설고 먼 곳일 것이다. 최근 유료 고속도로들이 개통되면서 이동 시간은 단축됐지만 현지 대중 교통수단으로 아디스아바바에서 이곳까지 육로이동은 녹녹치않다. 교통 수단으로 구분해 보자면,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는 낡은 버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오토바이, 이마저도 없으면 말과 당나귀를 이용한다. 이르가체페를 돌아본다면 시간은 멈춰있고 사람들만 움직인다는 걸 느낄 수도 있다. 시간여행 같은 커피 여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르가체페(Yirgachefe) 입구의 지역 알림 조형물 인 제베나. [사진=김태호 커피 매거진 '드립' 편집장]
어디든 보이는 붉은 흙과 교통수단으로 사용되는 동물들. [사진=김태호 커피 매거진 '드립' 편집장]

에티오피아에는 아프리칸 드라잉베드를 사용해 햇볕에 건조하는 방식은 같다. 건조직전의 내추럴(Natural processing)과 워시드(Washed processing) 두 가지 커피 가공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발효, 향 첨가 등의 방식이 있다. 하라르, 지마는 주로 햇볕에 말린 내추럴 커피이며 '시다마'와 '이르가체페'는 주로 워시드 커피다. 에티오피아는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한다. 워시드 커피 가공은 체리에서 껍질, 펄프 및 양피지를 제거하는 그린 생두까지를 말한다.

커피 열매의 점액은 당도가 높고 매우 끈적거리며 밀도가 높다. 체리에서 점액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과정이 필요하다. 펄프화가 진행 과정중에 빨간 체리를 고르면서. 너무 익었거나 설익은 체리는 처리 전에 수작업으로 분리한다. 신선하고 빨간 체리가 세척 부스에 공급되고 커피체리는 외부 온도의 영향으로 펄프화되어 자연적으로 발효된다. 발효가 진행되는 커피를 흐르는 깨끗한 물로 세척하고 물 수조에 담가 세척하고 건조대에서 수분함량이 약 11.5%가 될 정도로 건조한다. 건조된 생두는 추가 처리작업을 위해 현장 창고에 보관된다. 수출 전 생두는 껍질을 제거하고 깨끗한 가공 생두는 수출을 위해 60kg 단위로 포장한다.

내추럴 가공방식을 이용한 드라잉 베드 위의 커피체리. [사진=김태호 커피 매거진 '드립' 편집장]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포레스트, 세미 포레스트, 소규모 가든 농장 및 대규모 농장 생산 방법으로 생산된다. 일반적으로 에티오피아 커피는 환경친화적이고 나무 그늘에서 자라며 생태적으로 건전한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으로 재배된다. 독특한 생산 시스템으로는 전국의 커피 생산량 중 포레스트 (10%), 세미 포레스트 (35%), 소규모 가든 농장 커피 (50%), 그리고 대규모 농장 커피(5%)로 구성비를 추정한다. 소농민들은 유기농 재배로 에티오피아 커피의 90% 이상이 유기농법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워시드 가공'은 프리미엄 커피의 일반적인 가공이다. 빨간 체리를 수확 후 물에 담가 커피를 추가 분류한다. 밀도가 낮은 체리는 뜨고 높은 체리는 가라앉는다. 생두를 얻기 위해 에코 펄퍼로 레드 체리의 껍질을 제거한다. 그러나 파치먼트 커피에는 여전히 상당한 양의 점액이 있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파치먼트 커피는 지역, 온도, 습도에 따라 약 2~3일 동안 발효 탱크에 보관된다. 점액질이 제거되면 커피는 담금수조로 이동한다. 커피는 약 12시간 동안 수조에 담가두고 이후 건조대로 옮겨져 약 2주 동안 건조대에서 적절한 수분 수준에 맞을때까지 건조된다. 생두가 적절한 수분 수준으로 건조된 후 손상된 생두를 제거하기 위해 수작업을 이어간다. 건조된 생두는 창고로 옮겨져 건식으로 가공된다.

내추럴 가공은 체리를 수작업으로 선별해 밀도가 낮은 체리를 분리한다. 좋은 체리를 모으고 건조대에 올려 햇빛 아래서 건조시킨다. 약 21일 정도 소요된다. 체리와 함께 건조되면 껍질을 제거하기 위해 분쇄하고 창고에 보관한 뒤 최종 창고로 운반한다. 에티오피아서의 내추럴가공은 보통 높은 건조 베드를 사용하는데 허리 높이 정도의 나무기둥으로 만든 건조대다. 건조대 바닥은 삼베, 나일론 그물과 같은 소재로 구성돼 있다. 생산자들은 커피 체리, 껍질 등을 건조시킨다. 시간이 흐르면 체리 껍질이 햇볕에 건조된다. 밤이나 비가 오는 경우 커피를 옮기거나 방수포로 덮어둔다. 건조 과정서 체리는 크기가 작아지고 단단해진다. 이후 껍질을 제거하기 위해 가공스테이션으로 옮겨진다. 체리가 고르게 건조되도록 섞어 주고 흙과 기타 이물질 접촉을 피해야한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커피에서 탁하거나 발효된 맛이 날 수 있다. 자연 가공의 가장 큰 장점은 기계 등 특별한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통상 가든 커피로 구분되는 집 마당 앞에 커피나무. [사진=김태호 커피 매거진 '드립' 편집장]

집 앞 작은 텃밭이나 산기슭에서 다른 농작물과 함께 재배되는 커피는 가든 커피로 구분된다. 에티오피아의 커피 소비는 국내 소비 수요도 큰 물량이다. 이르가체페를 다니다 보면 집 앞마당에서 수확한 커피체리를 집 앞에 건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워시드는 존재하지 않고 사는 방식 그대로 네추럴 건조를 한다. 품질은 그렇다 치고 그냥 집 앞에 커피나무다. 품종도 역사도 알 수 없지만 때론 아이들 손에서 수확돼 한곳에 모인다. 과정을 통해 양질의 건조 생두는 협동조합을 통해 취합 유통되고 또 건조된 한주먹은 집에서 사용된다. 아이들의 해 밝은 모습이 좋다. 이런저런 이유로 에티오피아 여행이 힘들지만 이렇게 미소를 교환하면 아주 가벼워진다.

커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교역되는 농산물이다. 커피는 에티오피아 사회 경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경제 활동 인구의 20% 이상을 고용하고 국가 외환 수입의 25% 이상을 기여한다. 커피 생산으로 직접 소득을 얻고 많은 도시 인구에게 일자리 기회를 창출한다. 400만 이상의 소규모 농가에서 커피를 재배한다. 다양한 종류와 등급의 커피를 경험할수있다. 최근 에티오피아는 Sidama, Guji, Djimma, Lekemti, Harrar, Yirgacheffe, Limmu, Teppi, Ghimbi, Keffa forest, Gemadro, Bebeka, Godere, Bench Maji, Bale, Anderacha, Zege, Amaro, Arsi, Kochere, Ayu, Gura Ferda, Shegitu, Wellega, Geisha, Gera, Yeki 등에서 지역특색이 강한 커피가 생산되며, 에티오피아 커피는 다양한 커피 수입국의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태호 커피 매거진 '드립' 편집장은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 등 산간 오지를 탐험하며 커피와 관련된 스토리를 기록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여년간 아프리카의 혹독한 커피의 역사를 탐구해왔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 커피 매거진 '드립'을 창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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