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의 딸이 쓴 프랑스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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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프랑스 선수 최초로 우승컵을 거머쥔 야닉 노아는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래 프랑스오픈에서 자국 선수가 우승한 건 처음이라 감격이 컸다.
태국 출신 이민자의 딸 셀린 부티에(30·프랑스)가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에서 프랑스 선수 최초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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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선수 최초로 고국 개최 대회 정상
프랑스 출생, 부모님은 태국에서 이민
"우승자 명단에 프랑스 국기 추가 기뻐"
1983년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프랑스 선수 최초로 우승컵을 거머쥔 야닉 노아는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래 프랑스오픈에서 자국 선수가 우승한 건 처음이라 감격이 컸다.
이후 40년이 지나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또 한 명의 스타가 골프에서 탄생했다. 태국 출신 이민자의 딸 셀린 부티에(30·프랑스)가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에서 프랑스 선수 최초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부티에는 31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과는 6타 차였다.
1994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프랑스 선수가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자 인구 1만5,000여 명의 동화 속 조용한 나라 에비앙레뱅은 프랑스 관중의 환호로 가득 찼다. 부티에도 눈물로 샴페인 샤워를 한 뒤 시상식에서 마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처럼 어깨에 프랑스 국기를 휘감고 기쁨을 만끽했다.
부티에는 “프랑스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이보다 더 좋은 각본은 없을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에비앙 챔피언십은 나한텐 전부나 다름없다"며 “우승자 명단에 프랑스 국기를 추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전까지 부티에는 이 대회에 6차례 출전해 최고 성적이 29위에 그칠 정도로 인연이 없었지만 7번째 도전에서 홈 팬들의 응원을 듬뿍 받으며 인생 목표를 달성했다. 골프 전문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부티에가 우승이라는 가장 큰 꿈을 이루는 순간 프랑스 관중은 감탄사 ‘올레(OLE), 올레, 올레’를 외쳤다”고 전했다. 부티에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팬들이 내 이름을 부르고 함성을 지르며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에 약간 울컥했다”고 돌아봤다.
부티에는 프랑스 파리 근교의 작은 도시 칼마르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는 태국에서 프랑스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민자다. 골프는 7세 때 시작했고, 주니어 시절부터 아마추어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듀크대학교에 진학하면서 LPGA 투어 선수 꿈을 꿨고,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부티에는 프로로 전향해 뛰어든 시메트라 투어(2부)에서 2017년 2승을 따내고 2018년부터 LPGA 투어에 입성했다. 2019년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21년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2승째를 수확했다. 올해 3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선 3승을 쌓았고, 마침내 메이저 대회까지 제패했다.
프랑스 선수의 메이저 대회 우승도 오랜만이다. 1967년 US여자오픈(캐서린 라코스테), 2003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셰브론 챔피언십·파트리샤 뫼니에 르부) 이후 세 번째다. 부티에는 “더 많은 프랑스 선수가 프로가 돼 같은 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아림이 공동 3위(7언더파 277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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