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버스 대부분 '불법운행' 이었다고?...통학비 전액 지원 결정
국토교통부, 실태 점검 후 행정조치 검토
제주에서 통학용 전세버스를 운행하는 학교는 모두 13곳입니다.
제주대학교 부설 중학교는 항공 소음 피해 지원 형태로 통학 전세버스 비용이 전액 지원되고 있습니다.
통학 전세버스 임대 계약도 학교 명의로 돼 있어 문제 될 게 없습니다.
■대부분 통학버스 사실상 '불법운행'
하지만 나머지 12개 학교가 문젭니다.
통학 전세버스 계약도 학교가 아니라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학부모 모임 명의로 돼 있는 학교가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통학 전세버스 비용은 학생들이 절반 가량 자부담하거나 전액 부담하는 형태로 운영중입니다.
최근 학부모 모임 명의로 통학 전세버스 계약을 한 게 논란이 됐고, 제주자치도교육청이 학교장 명의로 버스 임차 계약을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토교통부의 학생통학버스 운행 지침에, 전세버스를 통학용으로 사용할 경우 반드시 학교 장이 전세버스 업체와 계약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장 명의로 계약을 바꾸면서, 추가로 통학 전세버스 임차 비용의 절반 가량을 11개 학교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지원 예산은 올해부터 동지역 장거리 통학생들에게 지원되는 통학지원비로 충당할 예정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의 공문을 지난 6월말 통학 전세버스 운행하는 11개 중고등학교로 내려보냈습니다.
■통학버스 비용 학생 부담 '금지'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숨어 있었습니다.
국토교통부 규정엔 학교장이 통학 전세버스를 계약해 운영할 경우,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비용 일부를 받는게 금지돼 있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이 통학 전세버스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나머지를 학생들이 부담할 경우, 사실상 불법 운행을 하게 되는 겁니다.
국토부에선 전국 상당수 학교에서 통학 전세버스 비용 일부를 학생들이 부담하는 사실이 확인됐고, 조만간 실태 점검을 벌인 후 행정 조치를 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놨습니다.
■통학전세버스 비용 전액 부담 결정
제주도교육청은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통학 전세버스를 불법 운행시킬 수 없기 때문에 버스 임차비용 전액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학기부터는 통학 전세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제주도교육청은 2학기 통학 전세버스 예산 지원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장거리 통학 지원비 예산에다 읍면 지역 초등학교 스쿨버스 운영 예산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 11개 중고등학교 통학 전세버스 임차비를 전액 지원할 경우, 전체 예산 지원 예산은 연간 4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예산 문제로 한시적 지원 방침
제주도교육청이 통학 전세버스 비용 전액을 부담하기로 했지만 복잡한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우선 해마다 지원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매년 40억원의 통학 전세버스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 읍면 고등학교 지원되는 20억원 이외에 20억원이 매년 추가돼야 합니다.
이에따라 제주도교육청은 통학 전세버스 비용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제주도와 협의해 최대한 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통학에 불편이 없다고 판단되는 학교엔 통학 전세버스 비용을 중단하겠다는 겁니다.
통학버스를 이용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일반 노선 버스로 통학하라는 방침을 수용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용 학생 늘어나면 '학운위'에서 조정
게다가 통학 전세버스 예산 지원도 현재 운행중인 버스 댓수에 맞춰서만 지원할 방침입니다.
통학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가 늘어날 경우, 버스를 추가 지원하는게 아니라 탑승자 숫자를 학교에서 기존 운행댓수에 맞춰 조정하라는게 교육청 생각입니다.
각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현재 운행댓수 이상 이용자가 늘어날 경우, 탑승 신청 학생들을 심사해 조정하라는 겁니다.
심사 기준도 각 학교 상황에 맞게 학교운영위에서 정하도록 했습니다.
통학 버스 이용 학생들이 크게 늘어나는 학교에선 통학버스 이용 학생 숫자를 조정하는 과정에 상당한 진통과 마찰까지 나타날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통학 전세버스 운영 방침이 대폭 바뀌는 상황에 맞춰, 일선 학교가 내부 진통을 겪는 일이 없도록 추가 보완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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