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참사 전날 서울서 만찬’ 논란···충북 “실시간 보고”
충북 대변인 “오래전 약속…실시간 관리”
김영환 충북지사가 24명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날 재난 대응 최고단계가 발령됐음에도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만찬·간담회를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명목은 현안 사업에 대한 조언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박진희 충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31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록적인 폭우로 지난 14일 오후 4시 40분 재난 대응 최고단계인 비상 3단계가 선포되는 매우 급한 상황이었지만 이날 오후 4시에 열린 긴급회의 주재자는 충북도 행정부지사였다”며 “이처럼 급박한 상황에 충북재난안전대책본부의 최고 책임자인 김 지사가 있었던 곳은 상황실도, 재난 우려 지역도 아닌 서울이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 지사가 충북을 벗어나 서울로 간 이유는 현안과 관련해 전문가의 자문을 겸한 만찬이 선약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보다 중요한 현안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충북재난대책본부의 ‘호우 대처 상황보고서’를 보면 도지사 주재 긴급회의 첫 시점이 15일 오전 6시 30분으로 기록돼 있다가 오송 참사 이후 14일 오후 11시로 변경됐다”며 “납득할만한 해명이 없다면 이는 조작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재난에 대한 김 지사의 철학과 대응 방식은 제천 산불 당시 폭탄주 논란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도지사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당시 김 지사가 이동 중에도 실시간 보고를 받고 상황을 관리했다고 해명했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은 “서울 일정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전문가인 기업 대표 2명과 만나 인프라 구축 문제에 대한 자문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이미 오래 전에 잡혔던 약속”이라며 “당시 호우 특보 상황은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이어 “(김 지사는) 14일 밤 1시간 남짓 전문가와 토론하던 중 호우가 계속된다는 보고를 받고 오후 8시 12분쯤 서울에서 출발해 11시쯤 도청에 복귀해 6∼7분 가량 회의를 주재하면서 주요 상황을 점검했다”며 회의 당시 김 지사 음성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호우 피해 복구와 참사 희생자 유족 지원에 전념해야 할 때”라며 “가짜 뉴스로 도지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도정을 방해하는 악의적인 행태와 비극적 재난 상황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28일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유족을 만난 자리에서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도지사로서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충북도의회는 오는 8월 2일 의장단, 상임위원장단, 양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오송 참사 특위 구성 여부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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