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동관 아들 학폭 아니고, 문재인 언론탄압 더 심했다”

문광호 기자 2023. 7. 3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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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 구하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이 내정자를 지명한 이후 입 모아 해명과 옹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2011년 아들 학교폭력(학폭) 의혹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화해했다”며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아들을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는 “이뤄진 게 없다”고 대응하고, 방송 장악 논란에 대해서는 “전 정부에선 더했다”고 주장하며 물타기 하는 식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학부모 갑질’과 ‘방송 장악’이라는 두 가지 이유로 이 후보자를 반대하고 있지만 두 주장 모두 설득력을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전까지 “지명되지 않아 얘기하기 어렵다”(지난 14일)며 말을 아끼던 입장에서 적극적인 옹호로 선회한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 내정자 아들의 학폭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윤 원내대표는 “먼저 이 후보자의 자녀 학폭 의혹은 이미 무혐의 처분됐다”며 “사건의 당사자도 쌍방 간의 다툼이었는데 이미 화해했으니 자신을 학폭 피해자로 분류하지 말라고 밝힌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당사자들이 화해를 했으니 학폭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저희들은 (학폭과 련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부모 입장에서 자기 자식이 더 어려움을 겪는 것은 바라지 않지 않겠나. 그래서 시험 보고 전학 가게 해 달라고 부탁한 것밖에는 없다”고 옹호했다.

2011년 이 내정자의 아들이 하나고 1학년 재학 당시 학폭 피해 학생의 진술서에는 “책상에 머리를 300번 부딪히게 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 “팔과 옆구리 부분을 수차례 강타했고 침대에 눕혀서 밟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내정자의 아들은 이 사건으로 전학을 가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 내정자가 아들 학폭 문제로 당시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에게 전화를 한 것에 대해서도 달라진 게 없으니 문제가 없다고 옹호했다. 민원을 했어도 안통했으니 상관없다는 논리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 내정자가 아들의) 전학 시기를 학기가 끝난 뒤로 원했지만 그런 것들이 다 이뤄지지 않고 학기 중인 5월에 전학을 갔다”며 “이뤄진 것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내정자는 지난달 8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무엇을 ‘잘 봐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지만 김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사실관계를 이사장한테 어떻게 확인하겠나. 이사장이 애들(학생들) 그런 것을 어떻게 아나”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언론특보를 지내며 언론탄압에 앞장섰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언론탄압이 더 심했다는 논리를 폈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YTN라디오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했던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은 편향성이나 여러 가지 불법 때문에 해임됐다”며 “그에 비하면 이 후보자가 방송과 언론 분야에서 쌓은 경력은 비교도 안 될 수준의 전문성”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했던 언론에 대한 여러 가지 조치들보다는 문재인 정부에서 자행된 언론에 대한 것이 훨씬 심하다. 몇 배는 더 심하다”고 주장했다.

2017~2018년 진행된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수사·재판기록에 따르면 이 내정자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하던 2009~2010년 홍보수석실은 언론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이 있다. 국정원은 이동관 홍보수석실의 요청을 받고 KBS 간부들의 정치 성향 등을 사찰한 뒤 문건을 만들었다. 홍보수석실 비서관이 정부에 비판적인 경향신문의 광고 수주 내역을 캐내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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