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융완화 수정에도 힘 못쓰는 엔화…원/엔 환율 800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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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중 마지막까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해온 일본은행(BOJ)이 사실상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지만 엔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정책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YCC 일부 수정과 관련해 "물가가 예상을 웃돌 위험을 차단해 금융완화를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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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중 마지막까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해온 일본은행(BOJ)이 사실상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지만 엔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엔(100엔 기준) 재정환율은 약 한 달만에 800원대로 내려 앉았다. 일본은행의 수익률 곡선통제정책(YCC) 유연화가 본격적인 긴축 시작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장 해석이 힘을 얻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100엔 기준) 재정환율은 899.6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916.5원)보다 16.9원 내린 수준이다.
서울 외환시장이 문을 닫는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로 내린 건 지난 5일(897.29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목표치인 연 0.5%를 초과해도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용인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원래 장기금리가 상한선인 연 0.5%를 넘어가면 국채 매입에 나서며 금리 상승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장기금리가 급변동하지 않는 한 연 1%까지 오르더라도 공개시장조작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금융시장은 일본이 사실상 장기금리를 연 0.5%에서 연 1%로 인상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외환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엔/달러 환율이 138엔대로 급락한 것이다. 엔/달러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하지만 엔화 반등은 오래가지 못했다. 시장은 일본은행의 YCC 정책이 긴축으로의 본격 전환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으며 냉정을 되찾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회의 종료 이후 뉴욕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긴축 시작 징후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 역시 YCC 유연화 조치가 금융완화 정책 포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정책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YCC 일부 수정과 관련해 "물가가 예상을 웃돌 위험을 차단해 금융완화를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은행은 이날 도쿄 금융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605%로 치솟자 임시 국채매입 공개시장 조작을 단행했다. 앞서 밝힌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대한 '유연한 운용' 방침과 반대로 국채 금리가 YCC 수정 영향으로 튀어 오르자 즉각 시장에 개입한 것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의 임시 국채매입은 지난 2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일본은행의 YCC 수정이 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었단 시장 해석에 힘을 싣는 조치로 풀이될 수 있다.
이에 지난 28일 138엔대로 내렸던 엔/달러 환율은 141엔 중후반대로 다시 튀어 올랐다. 원/엔 재정환율도 800원대로 주저 앉았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YCC 조정에도 시장은 일본은행의 매파성이 부족했다고 받아들였다"며 "최근 달러가 미국의 견조한 경기를 반영해 타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엔/달러 환율은 당분간 138~143엔 사이에서 박스권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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