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노조 동원 방송장악은 민주당 전문"
국민의힘은 31일 "더불어민주당이 '학부모 갑질'과 '방송장악'이라는 두 가지 이유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현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반대하고 있지만 두 주장 모두 설득력을 찾기 어렵다"며 특히 "방송장악은 다름아닌 민주당의 전공분야"라고 지적했다. 문제 소지가 있다면 국회 인사청문회서 정식으로 따져물으라는 입장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여름휴가에 들어간 김기현 당대표 대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통해 "이동관 후보자의 자녀 학폭 의혹은 이미 무혐의 처분됐으며 (피해자로 불렸던) 사건 당사자(A씨)도 '쌍방 간의 다툼이었는데 이미 화해했으니 자신을 학폭 피해자로 분류하지 말라'고 밝힌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1년 1학기, A씨와 이미 화해했고 올해 4월에도 만나는 등 교류하는 사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학폭 의혹 자체는 2011년말 집단괴롭힘을 당하던 대구 중학생의 극단선택 사건으로 범정부 대책이 발표(2012년 2월)된 한두달 뒤 불거졌고, 야당은 다른 피해자 2명이 더 있다는 의혹을 제기 중이다.
그는 "민주당이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이 문제를 재탕해 이젠 '학부모 갑질'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는데 이 후보자와 통화했다는 학교의 이사장은 '대화 내용을 외압으로 느끼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청문회 전부터 터무니없는 공격을 가하고 일각에서 보이콧까지 얘기하는 걸 보면 지금 민주당의 반대가 철저하게 정파적"이라고 주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또 문재인 정권 시절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등과 연대한 방송장악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민주당이 2017년 정권을 잡자마자 방송장악 문건을 만들고 이를 그대로 실행했다는 게 이미 대법원 판결에 의해 밝혀졌다"며 "당시 민주당은 KBS와 MBC를 장악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노조를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원들은) 경영진과 야당(당시 자유한국당) 측 이사들에게 적폐라는 비난과 인격적 모독을 쏟아부었고, 집은 물론이고 직장인 학교와 교회까지 쫓아다니며 동료와 이웃 앞에서 수치를 줬다"며 "이런 식으로 경영진이 교체된 KBS와 MBC는 이후 왜곡 편파 방송과 방만 경영의 늪에 빠졌고 현재까지도 보도 공정성 논란이 잦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 후보자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이런 공영방송의 정상화가 두렵기 때문일 것"이라며 "(민주당 편파 라디오방송 논란을 빚었던) TBS에 이어 공영방송마저 중립적인 방송으로 제 모습을 되찾으면 민주당의 주특기인 가짜뉴스 공세가 무력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방통위의 정상화를 막겠다는 속셈"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30일)에도 김민수 대변인 논평으로 "민주당이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이콧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내정도 되기 전부터 온갖 억측과 의혹 제기를 일삼더니, 이제는 대놓고 인사청문회를 못 하겠다며 떼를 쓴다"며 "거대 야당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 얼마나 국민 앞에서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행동인가"라고 따졌다.
김 대변인은 "인사청문회는 '행정부 견제'라는 입법부의 의무이자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라며 "국민 대신 후보자를 검증해 국민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최선의 행정업무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해야 할 일을 팽개치고 '대놓고 정쟁만 일삼겠다'는 선포와 같다"고 규정했다.
그는 "민생은 뒷전이고 오직 선전·선동만 일삼고, 전국이 수재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외유성 출장이나 즐기는 민주당이 어떻게 공당으로서 역할을 하겠나. 민주당의 근본이 무너졌다"며 "의무를 계속 무시한 채 길바닥 선동 정치, 거짓 왜곡 정치만 이어간다면 민주당은 대한민국 정치를 후진시켰다는 오명 속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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