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이번엔 잇단 폭염 피해…기후위기 대처 더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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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끝나기가 무섭게 이번엔 살인적인 폭염으로 전국이 끓고 있다.
31일도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30일 서울 등 중부지방 일부에선 이례적으로 폭염 특보와 호우 특보가 동시에 발효됐다.
폭염 대책도 여름철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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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폭우가 끝나기가 무섭게 이번엔 살인적인 폭염으로 전국이 끓고 있다. 31일도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무더위는 내달 10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6~29일 나흘간 전국에서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55명에 달했다.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올해 5월 20일부터 누적 온열질환자는 1천15명이나 된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지난 주말(29~30일)에만 최소 17명으로 파악됐다. 사망자는 대부분 밭일하러 나간 고령자들이었다. 불볕더위에는 되도록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하고, 특히 농촌에서 오랫동안 일하거나 혼자 작업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관계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고령 농업인, 독거노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공사장 야외근로자 등 폭염 3대 취약 분야 대책 추진에 만전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가마솥더위에도 생계 등의 문제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책이 촘촘하게 시행돼야 할 것이다. 농촌 지역마다 빈틈없이 일선 행정력이 미칠 수 있도록 좀 더 꼼꼼한 현장 점검과 계도 활동이 있어야 한다. 도시 지역에서도 저소득층이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냉방기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산업이나 건설 현장도 마찬가지다. 경제적인 이유로 노동자들의 적절한 휴게가 보장되지 않아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는 일은 막아야 할 것이다. 기후 위기는 누구든 비껴가지 않지만, 그 결과는 늘 평등하지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 취약계층 안전 관리에 전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한다.
이상 기후는 말 그대로 점점 이상한 양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30일 서울 등 중부지방 일부에선 이례적으로 폭염 특보와 호우 특보가 동시에 발효됐다. 낮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가 저녁에는 강한 소나기가 쏟아져 서울 지하철 1호선이 한때 운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지구촌 곳곳에서도 올해 계속해서 더위 기록이 깨지는 등 전 세계가 이상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 알프스 빙하가 녹아내려서 수십 년 전 실종된 산악인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시작됐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7월 들어 3주간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폭염 같은 이상 기후는 반복되고 점증한다. 그리고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 실존하는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도 올여름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폭염에 직면했다. 기후 위기 대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더운 지구'가 말하고 있다. 이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미래 세대뿐만 아니라 당장 현세대를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 폭염 대책도 여름철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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