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빠진 아파트] 위험 키웠다?... ‘무량판 구조’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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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단지에서 '무량판 구조'를 지하주차장에 적용한 단지에서 잇따라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구조 자체에 대한 위험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H는 지난 30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LH 발주 아파트 단지 대한 전수조사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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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취약해 설계·시공에 신중 기해야
”구조 자체 문제 아냐... 공기 압박 문화 없애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단지에서 ‘무량판 구조’를 지하주차장에 적용한 단지에서 잇따라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구조 자체에 대한 위험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파트 구조 문제가 아니라 시공사의 자정 노력과 공기를 충분히 두는 문화적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LH는 지난 30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LH 발주 아파트 단지 대한 전수조사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으로 철근이 빠져 있었고, 5개 단지는 시공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무량판으로 설계 시공하면서 설계와 시공에서 전단보강근 등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감리 책임자에 대해서는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무량판 구조는 천장을 지지해 주는 테두리 보나 벽이 없이 기둥이 슬라브를 직접 지지하는 방식이다.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뼈대’ 역할을 하는 보강 철근이 충분히 들어가야 한다. 층간소음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형태인 벽식 구조보다 층간소음에 강하고, 기둥식 구조보다 시공비가 저렴한 무량판이 대체재로 떠올랐다. 다만 하중을 버티는 보가 없어 충격에 취약한 만큼 설계와 시공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지적된 곳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철근을 쓰지 않았다. 특히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으로 아예 철근이 빠져있기도 했다. 이에 더해 구조 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설계 도면에 전단보강근 표기를 빠뜨린 경우도 있었다. 5개 단지는 시공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철근 누락은 아파트 단지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LH가 발주한 지난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도 보강 철근 누락인 것으로 판명 났다.
일각에서는 무량판 구조 자체가 붕괴 위험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량판 구조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대로 설계와 시공을 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무량판 구조에서는 기둥과 슬라브에 전단보강근(철근)으로 보강을 해 줘야 하는데, 이걸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파괴가 일어난다”면서 “무량판 구조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철근을 원칙대로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공사의 자정 노력과 더불어 길게는 공기를 충분히 두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안 교수는 “현재는 공기를 핑계로 철근 배근에 대한 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를 미처 체크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공한 케이스가 많아 문제가 불거졌다”면서 “철근 배근이 정확하게 되지 않으면 콘크리트를 타설하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철근과 콘크리트 공사를 총괄하고 지시하는 시공사에서 이 같은 자정 노력이 이뤄져야 하며, 동시에 공기에 대한 압박감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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