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신종 플루 바이러스, 잊혀진 공포 아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3. 7. 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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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봄부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214국에 H1N1형 신종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가 퍼졌다.

연구진은 2009~2021년 미국에서 신종 인플루엔자에 걸린 돼지와 사람의 생체 시료를 수집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2020~2021년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람에서 pdm09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줄었지만, 돼지에서는 앞서 2018~2020년 사람으로부터 감염된 바이러스가 계속 돌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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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바이러스가 변이 일으켜 사람에 감염
2010년 8월까지 14개월 1만9000여명 사망
변이 부른 種間 감염, 400건 가까이 발생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소 과학자가 돼지의 코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인간과 돼지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2010년 8월 대유행 종류 후에도 2021년까지 400번 가까이 인간과 돼지 사이를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미 농무부 농업연구소

2009년 봄부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214국에 H1N1형 신종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가 퍼졌다. 돼지에서 유래한 이 바이러스는 이듬해 8월 대유행(팬데믹) 종료까지 1만9000명 가까이 죽음으로 내몰았다.

바이러스는 이후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지만, 그 뒤로도 끊임없이 인간과 돼지 사이를 오간 것으로 밝혀졌다. 종간(種間) 감염은 감염력이 강해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유행 뒤에도 12년간 종간 감염 지속

연구진은 2009~2021년 미국에서 신종 인플루엔자에 걸린 돼지와 사람의 생체 시료를 수집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사람 시료 1만2823건과 돼지 1112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를 일으킨 pdm09 변이 바이러스가 나왔다. 바이러스는 숙주에 침입하면 증식하면서 동시에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이런 특성은 숙주의 종마다 다르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변이 바이러스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조사했다. 만약 사람에서 나온 pdm09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이 감염된 바이러스와 다른 형태라면 돼지에서 감염됐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돼지의 pdm09 바이러스 형태가 다른 돼지의 바이러스와 다르면 사람에서 왔다고 보면 된다.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2010년 8월 대유행 종류 후에도 2021년까지 400번 가까이 인간과 돼지 사이를 오가며 종간 감염을 일으켰다./PLoS Pathogens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 형태를 분석한 결과, 2009년 이래 12년 동안 사람에서 돼지로 최소 370건의 종간 감염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돼지에서 인간으로 감염된 사례도 17건 나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런 종간 감염은 대부분 돼지 사육 농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앤더슨 박사는 감염된 사람이나 돼지가 모두 증상을 보이지 않고 당국에 보고하지 않는 경우도 감안하면 감염 건수는 그보다 많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돼지에서 변이 지속, 백신 효능도 떨어져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사람과 조류, 돼지 등에 감염되는 인플루엔자 A형의 돌연변이 형태이다. 국내에서는 2009년 5월 첫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듬해 8월까지 270명이 사망했다. H1N1형이라는 말은 표면의 헤마글루티닌(HA)과 뉴라미니디아제(NA)가 모두 1형이란 뜻이다.

HA는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달라붙는 열쇠 역할을 하며, NA는 증식 후 인체 세포를 뚫고 나오게 해준다. HA는 16종, NA는 9종이 있다. 해마다 계절독감 백신을 만드는 것은 바이러스라는 적군이 두 단백질의 형태를 매번 바꾸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유행해 2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A 5형, NA 1형인 H5N1이다.

앤더슨 박사는 “인간에서 돼지로 넘어간 바이러스는 급속히 진화해 돼지 사이에 계속 퍼진 것으로 드러났다”며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를 일으키면서 사람이 맞는 백신도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구조./조선DB

2020~2021년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람에서 pdm09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줄었지만, 돼지에서는 앞서 2018~2020년 사람으로부터 감염된 바이러스가 계속 돌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코로나 대유행 시기 돼지에 유행한 바이러스는 변이가 많이 생겨 그동안 사람이 맞던 백신과 유전자 형태가 맞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백신 효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사람의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감염을 통제하면 돼지로의 바이러스 유출을 최소화하고 돼지에서 바이러스의 변이도 줄일 수 있다”며 “돼지에서 바이러스의 다양성을 제한하면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과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에서 사람으로 감염되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결국 사람도 돼지도 모두 건강해지려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시망과 함께 변이 연구가 필수라고 주장했다.

참고 자료

PLoS Pathogens,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pat.101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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