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고 뭐고 일단 팔아”…보험료 대납, 다시 ‘슬금슬금’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2023. 7. 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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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보험판매 어려워지자
GA 등서 보험료 대납 재확산
설계사-소비자 ‘모종의 합의’
당국도 단속 쉽지 않은 상황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사진 제공 = 연합뉴스]
최근 법인독립대리점(GA)을 통해 보장성 보험을 알아보던 A씨는 보험설계사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들었다. 보험에 가입하면 두 달치 보험료를 계좌이체를 통해 돌려준다는 것인데, 자그마치 17만원이었다. 해당 보험설계사는 원래는 한 달치만 해주는데 특별히 두달치를 주는 것이라며 본인을 통해 보험을 가입할 것을 재촉했다.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모집하고 수수료를 받는 곳이다.

보험업계의 고질병 중 하나인 보험료 대납이 GA를 중심으로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GA와 같은 비전속 보험 판매 채널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추세 속에서 보험료 대납 등 불법 영업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료 대납은 출혈 경쟁 등 보험 모집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 특별이익 제공을 금지하는 보험업법 96조에 따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3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발각될 경우 보험소비자 또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단속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같은 행위는 통상 보험설계사와 보험소비자 간의 모종의 합의에 따라 개인계좌를 통해 거래되는 특성상 내부 고발 등이 없는 한 금융감독원도 단속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가를 받은 보험소비자 입장에서도 해당 사실을 밝힐 이유가 없다.

일각에서는 이런 불법 행위를 보험설계사들이 처한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보기도 한다. 고물가와 가계부채 등으로 가계의 보험가입 여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보험 판매 역시 어려움이 따르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보험설계사 10명 중 1명만 살아남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보험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설계사는 총 58만9509명으로, 실적 압박 등 영업환경 악화와 녹록지 않은 생활 등으로 전년 대비 6476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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