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소년 스타트업 교육은 이제 필수다

2023. 7. 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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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호 광운대학교 교수
대학에서도 대학생들에게 스타트업 교육을 시키고 창업을 유도하거나 창업과정을 경험토록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많이 있다. 찬성하는 쪽은 대학생들의 창의성과 자립정신을 기를 수 있고, 젊은 패기와 열정을 바른 방향으로 펼쳐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실패의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스타트업 성공에 더 큰 도움이 되고 나아가 인생의 밑거름이 된다고도 얘기한다. 반대하는 쪽은 대학과정에서는 전공인과 교양인의 소양을 닦고 기르는 것이 우선이고, 사회 경험과 실무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에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학에서의 스타트업 교육에 대해서도 이렇게 찬반이 갈리는데, 청소년 스타트업 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얘기를 꺼내면 어떨까? 내신을 챙기며 생활기록부를 관리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수학능력시험이 중한데 뜬금없이 스타트업 교육이라니.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청소년 스타트업 교육에 힘써야 할 때다. 그렇게 생각하는 세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청소년 개개인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다.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중요한 것이 많이 있지만 필자는 역량과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하든 그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하고, 나아가 세계 제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고의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전문 역량은 고등교육이 담당하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태도는 어떤가? 바람직한 태도는 바람직한 행위를 유발하고, 바람직한 행위는 무슨 일에 있어서든 그 사람의 성공 가능성을 확실히 높여준다. 한 인간의 태도는 상당부분 청소년기에 형성되므로, 어떤 상황에서든 주도적으로 문제를 찾아내고 난관이 있어도 극복하며 끝까지 해결해내려는 태도를 청소년기에 길러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기업가정신 교육이나 스타트업 교육은 자신의 인생과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창의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좋은 교육소재이며 교육방법이다. 특히 청소년기의 교육은 전문 역량 교육이 아니라 기초지식과 인성 및 태도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므로, 스타트업 교육은 이러한 맥락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둘째,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2022년도 우리나라 1인당 GDP는 3만2000 달러, GDP는 1조6000억 달러가 넘었고, 경제활동인구는 2961만 명이었다. 그리고 이런 경제력으로 누리고 있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여러 가지 편리한 사회 인프라 시설, 각종 복지와 교육, 그리고 여유로운 삶 등등.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런 모든 것들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노령화와 출산율 감소로 인해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활동인구도 감소할 처지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일하는 방식과 함께 일 자체도 급변할 것이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세계가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일자리와 일하는 방식으로 우리 경제를 지탱할 수 있을까? 발전적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답은 결국 스타트업이다. 현재의 청소년들이 경제주체가 되어 있을 미래에는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우리 청소년들에게 스타트업 교육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고, 혁신과 도전과 창의를 습득하게 해야 한다.

셋째. 우리 경쟁국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더 늦으면 끼어들 기회도 놓칠 수 있다는 얘기다. EU는 ‘기업가정신 교육을 위한 오슬로 아젠다(Oslo Agenda for Entrepreneurship Education)’를 통해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의 기업가정신 교육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영국, 스페인, 호주,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에서는 창업 교육을 초등과정에서부터 의무 교과로 하여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대부분의 주는 기업가정신 및 창업 교육표준을 보유하고 있고, 사업계획서 및 사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 기업가정신 및 창업 교육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청소년 스타트업 교육은 창업이 목적이 아니라 교육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 즉 청소년 스타트업 교육이 실제 청소년 창업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 스타트업 교육 과정을 경험하고 참여하는 것만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개인의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나아가 더 큰 경제무대의 주인공이 되는데 필요한 다양한 역량과 좋은 태도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청소년을 위한 스타트업 바이블’이라는 책이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께서 집필해 발간됐다. 이런 책을 잘 활용해서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한 학기 정도 스타트업 실습수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면 참 좋을 듯하다.

[유정호 광운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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