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vs'국가차원 15조 손해', 산은 본점 이전 두고 엇갈린 노사

이용안 기자 2023. 7. 31. 15: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두고 노사간 이견이 심해지고 있다.

산은은 지난 3월 삼일PwC에 연구용역을 맡겼는데, 결과 보고서에는 산은의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지역성장 중심형 방안'과 부산에 새 본점을 열되 서울에도 수도권 금융시장과 기업고객 대응을 위한 기능을 남기는 '금융수요 중심형 방안'이 제시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 부산이전 타당성 검토용역 결과 발표회 /사진=임한별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두고 노사간 이견이 심해지고 있다. 사측은 연구용역 결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필수인력 100여명만을 남기고 모든 조직과 기능을 부산으로 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측은 자체 연구용역 결과 국가적으로 15조원이 넘는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31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산은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소재 산은 본점에서 '산은 부산 이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를 열었다. 산은 노조는 한국재무학회에 본점 이전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의뢰한 바 있다.

한국재무학회는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옮긴 후 10년간 국가 차원에서 15조4781억원의 손해가 난다고 분석했다. 이전으로 인해 창출되는 파급효과는 1조2450억원에 불과한데, 축소효과는 16조7230억원에 달할 것이란 의견이다.

우선 산은 자체 수익이 6조5337억원 가량 감소하고, 정책금융 업무 수행이 어려워지는 점을 고려한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가 10조8228억원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신사옥 설립과 주거지원, 인력충원과 업무개편 등으로 4702억원의 이전 비용이 추가로 생긴다고도 부연했다.

KDB산업은행 전경

더불어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이 지역균형보다는 동남권 지역에 국한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한국재무학회의 분석에 따르면 국가 전체 파급효과 1조2452억원이었는데, 동남권에만 9703억원(78%)의 효과가 집중될 것으로 봤다.

앞서 산은 사측은 최근 필수 조직과 인력 100여명만 남기고 모든 조직과 인력을 남기는 방안을 채택해 금융위에 보고했다. 산은은 지난 3월 삼일PwC에 연구용역을 맡겼는데, 결과 보고서에는 산은의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지역성장 중심형 방안'과 부산에 새 본점을 열되 서울에도 수도권 금융시장과 기업고객 대응을 위한 기능을 남기는 '금융수요 중심형 방안'이 제시됐다. 산은 사측은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지역성장 중심형 방안을 택했다.

노조는 사측의 연구용역 결과는 알맹이 없는 빈 껍데기라고 비판했다. 김현준 산은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부산 이전이 가져올 기대 효익과 기대 손실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은 하나도 실시하지 않고 부산 이전이라는 결론만 정한 뒤 컨설팅에 10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며 "산은 노조는 기관의 경쟁력과 국익을 위해 무엇이 타당한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방향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본점 이전을 둘러싸고 산은의 노사간 갈등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은 사측은 지난 28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산 이전 관련 설명회를 열 계획이었는데 노조의 반대에 이를 부서장 대상으로만 진행했다. 설명회 당일에도 산은 직원들은 "부산 가느니 퇴사하겠다"며 설명회 장소로 향하는 부장들을 향해 일갈했다. 산은 부산 이전이 공식화한 후 지난해 97명이, 올해 상반기에 44명이 퇴사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