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차익매물·시세조종 의혹…한여름 증시 대혼란

김동필 기자 2023. 7. 3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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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에 울고 웃는 증시…과열 진정 안되면 변동성 지속

올해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종목 중 하나를 꼽자면 단연 '2차전지'입니다. 고공행진하던 2차전지 종목은 지난 26일 갑작스럽게 폭락하면서 국내 증시에 큰 충격을 안겼고 이후에도 급등과 급락을 오가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31일 증권업계는 최근 2차전지 등 특정 업종이 증시 전반을 뒤흔드는 주된 배경으로 '과도한 투자 쏠림'에서 원인을 찾고 있는데요.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20거래일 평균 거래대금의 90%가 2차전지 종목으로 쏠렸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올 정도로 극심한 투자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당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증시 특징을 보면 특정 이슈나 이벤트에 의한 움직이 아니라 수급에 의한 움직임이 크다며 2차전지 업종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쏠려 해당 기업들 주가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가 18.5% 급등했음에도 상승세의 절반 정도가 2차전 관련 기업이 차지할 정도입니다. 코스닥의 경우 연초 이후 40% 상승세의 절반 이상인 25% 정도가 2차전지 관련 기업 반등 효과에 따른 상승입니다. 
 
 
극심한 투자 쏠림 2차전지, 폭락장 이후 널뛰기 지속…성난 개미 당국 조사 촉구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2차전지 투자 쏠림 현상은 지난 26일 벌어진 코스닥 지수 폭락과 함께 순식간에 무너졌는데요.  당시 2차전지 종목들은 오후 1시 10분쯤부터 오후 2시까지 50여분 만에 20% 이상 뚝 떨어지면서 '패닉' 장세를 연출했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1위, 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전고점을 찍고 일제히 폭락하면서 지수를 함께 끌어내렸는데요. 이날 지수 등락 폭만 자그마치 70포인트에 달합니다. 

이후 2~3거래일이 지나 2차전지 섹터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해당 종목이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표 종목인 에코프로가 이튿날 100만 원선까지 무너졌다가 다음날 재차 두 자릿수 이상 급등하며 복귀하는 등 극심한 널뛰기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시 26일부터 이틀간 증발한 에코프로 시가총액만 무려 8조 원, 이후 28일 복구된 금액은 3조 원에 달합니다. 전체 시총의 23%가 증발했다가 11% 되돌리는 등 주가가 요동친 셈입니다.

급격한 변동성은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 그룹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기간 8조 원을 잃었다가 3조 원을 만회했고, 포스코 그룹은 17조 원가량 빠졌다가 7조 원을 다시 채워 넣었습니다. 

이렇듯 계속 우상향 하던 2차전지 종목이 갑자기 롤러코스터 장세로 돌변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식시장인지 코인시장인지 모르겠다"라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2차전지 매수세 유입으로 급격히 오른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에 일제히 급락했다는 평이 우세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공매도, 시세조종 의혹 등을 제기하며 금융감독원의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당시 2차전지 섹터만 크게 하락한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공매도 금지 종목으로 지정됐던 에코프로비엠에 공매도가 발생했는데 이 부분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대규모 투자자 집회도 예고한 상태입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 지속될 듯…증시자금·빚투·거래대금 모두 증가

과도한 2차전지주 쏠림 현상에서 비롯된 혼란에도 불구하고 불나방처럼 돈을 싸들고 증시에 뛰어드는 주식 투자자들은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통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7일 기준 58조 1천990억 원을 넘기면서 지난해 7월 1일 이후 1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요.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도 2021년 8월 이후 약 2년 만에 27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게다가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인 '신용융자 잔고'도 20조 원을 돌파한, 20조 1천70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신용융자 잔고가 20조 원을 돌파한 건 지난 SG증권발 하한가 사태 이후 약 3개월 만입니다. 그만큼 투자 열기가 뜨겁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전문가들은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특정 투자 자금 쏠림 현상이 워낙 심해 자칫 시장이 무너질 경우 대규모 손실 위험을 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테마로의 자금 쏠림과 엄청난 주가 변동성이 모두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라면서 "2차전지 테마로만 너무 돈이 쏠렸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개인들의 20일 평균 거래대금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순위별로 분류하면 상위 10개 중 9개에 2차전지 종목으로 포진된 상태"라면서 "시장 흐름이 2차전지 테마에 투자한 사람들의 바람대로 간다면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반대로 간다면 상당한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는 불안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틀 동안의 급락을 감안할 때 데드캣 바운스(단기 급락 후 일시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반등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더라도 2차전지 소재주들로의 과도한 쏠림현상의 후폭풍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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