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험사 8곳, 英발전소 4000억 투자 반토막

송이라 기자 2023. 7. 3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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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 8곳이 세계 최대인 영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4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가 발전소 건설과 가동 지연으로 투자금 절반 이상을 손실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에 참여한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원금의 60%가량을 평가손실로 처리했으며 다른 보험사들도 유사한 비율로 손실을 인식했다"며 "향후 발전소가 정상 가동되면 손실액은 복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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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 등 투자금 절반이상 손실
가동 늦어지면 피해규모 커져
보험사 276억 추가 투입 결정
/사진=MGT Teesside 홈페이지 화면캡쳐
[서울경제]

국내 보험사 8곳이 세계 최대인 영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4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가 발전소 건설과 가동 지연으로 투자금 절반 이상을 손실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오피스빌딩에 이어 발전소까지 해외 대체투자들이 잇따라 부실화하는 양상이다.

31일 금융투자 및 보험 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운용과 하나증권이 2017년 조성한 ‘NH-Amundi 유럽 발전 일반사모 특별자산투자신탁1호’에 투자한 보험사들이 원금의 60%를 평가손실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NH아문디운용과 하나증권이 조성한 펀드에는 NH생명과 손해보험, 흥국생명·화재, 삼성화재(000810), 미래에셋생명, 롯데손보, DGB생명 등 8개 보험사가 총 3800억 원가량을 ‘메자닌(중순위 채권)’ 형식으로 투자했다. 투자에 참여한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원금의 60%가량을 평가손실로 처리했으며 다른 보험사들도 유사한 비율로 손실을 인식했다”며 “향후 발전소가 정상 가동되면 손실액은 복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 북동부 티스 항구에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세계 최대 열병합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MGT프로젝트는 맥쿼리와 덴마크연기금, 국내 투자가들이 총 8억 8830만 파운드(약 1조 3000억 원)를 조성해 추진됐다.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열분해한 식물이나 미생물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전기를 생산한다.

국내 보험사들이 6년 전 MGT프로젝트에 대거 투자한 것은 발전소 건설이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삼성물산(028260)이 시공에 참여해 위험이 작은 반면 연평균 6%의 짭짤한 수익률을 2020년부터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발전소 준공은 지연됐고 2021년에는 공사 중 분진 폭발 및 화재 사고까지 발생했다.

영국 최대 바이오매스 발전소 프로젝트를 현지에서 맡고 있는 사업자는 공사 중단 및 지연과 관련해 삼성물산 등 시공사 컨소시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발전소 가동을 위해 추가 자금 출자를 추진하고 있다. 펀드를 조성한 NH아문디운용은 최근 보험사 8곳에 276억 원의 추가 자금을 요청해 마감 시한인 28일까지 모두 출자금을 납입하기로 했다.

이들 보험사는 좀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 발전소를 정상 가동하면 손실 처리된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추가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NH아문디운용 관계자는 “발전소가 사전 가동에 들어갔고 정상 가동 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며 “정상 가동과 투자금 회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대체투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미 수천억 원을 투입한 만큼 발전소 정상화에 추가 베팅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통상적으로 메자닌 대출의 회수 가능성은 매우 낮고 신생 발전소가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송이라 기자 elalala@sedaily.com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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