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수요 얼마나 줄었길래…오픈런 부르던 ‘사전 접수제도’ 폐지

백화점 매장 “7월10일 폐지” 고지
롤렉스, 현장대기 없애고 예약제로

[사진 출처 = 매경DB]

명품 매장이 문을 열자마자 쇼핑에 나서기 위해 고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이 국내 샤넬 매장에서는 사라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는 국내 백화점에서 영업시간 전 운영해 온 사전 접수 제도를 지난 10일 폐지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애비뉴엘 샤넬 매장은 “영업시간 전 진행된 사전 접수 운영이 방문 고객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중단됐다”며 “백화점 개점 후 샤넬 부티크 매장에 도착하시는 순서대로 입장을 도와드릴 것”이라고 안내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센텀시티점,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등도 “영업시간 전 진행되었던 사전 대기 장소 운영이 10일부터 중단될 예정”이라고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샤넬은 백화점 개점 이전부터 지정 장소에 줄을 선 순서대로 구매 권한을 주는 방식으로 사전 접수 제도를 운영했다.

이에 따라 주요 백화점에서는 앞 번호를 받고자 소비자들이 개점 전부터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이 일상화했다.

사전 접수 제도가 폐지된 것은 엔데믹 이후 명품 구매 대신 해외여행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난 한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샤넬백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열풍으로 명품 수요가 늘고, 여기에 리셀러(물건을 구입한 뒤 웃돈을 붙여 되파는 사람)까지 대거 유입되면서 오픈런 현상은 과열됐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하늘길이 열리며 해외여행이 다시 본격화되자 명품족의 눈길이 해외쇼핑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샤넬코리아의 정책과 관련해 경기침체 우려 심화, 명품 업체들의 잦은 가격 인상 피로감 등으로 명품 수요가 주춤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 접수 제도 폐지는 샤넬만의 일이 아니다. 현장 대기와 전화를 통해 예약을 받았던 스위스 명품 시계 롤렉스도 이달부터 오픈런을 없애기 위해 온라인 예약을 도입했다.

샤넬은 지난해 한국에서 역대 최고 매출액인 1조5900억원을 기록했다. 롤렉스 역시 지난해 매출액 2994억원으로 최대치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