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한 짓 했다”...충격적 소식 들려온 지인, 평소 ‘이열치열’ 외쳤다는데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 2023. 7. 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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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코로나 재유행 등
고혈압·심장질환 주의보
열사병·열실신 증상 나와
심장병 환자, 아침외출 자제
아침은 오히려 심장에 부담줘
운동후 덥다고 찬물 샤워 말아야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주말새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에서 최소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온열 질환에 취약한 고령자였다. 이 같은 가마솥더위는 당분간 기승을 부릴 전망이어서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온열질환은 일사병 등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6~29일 전국에서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55명으로 집계된다.

노약자나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도 폭염 상황에서 기저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김대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폭염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흘리는데 이 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탈수가 진행돼 혈액량이 줄어든다”며 “그 결과 심장은 혈압을 유지하고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더 세게 뛰게 되고 혈액이 농축돼 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온열질환과 코로나19 증상 구별이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서울아산병원의 도움말로 올 여름 올바른 건강관리법을 알아본다.

◇고혈압·심장질환 만성질환자 건강 관리는 이렇게

폭염에 만성질환자는 유의할 점이 많다. ‘이열치열’은 만성질환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목욕은 너무 뜨겁지 않은 온도에서 간단히 마친다. 운동을 할 때는 유산소 운동부터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럽게 통증이나 이상 징후가 느껴지면 꼭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낮 12시부터 2시 사이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틈틈이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에는 겨울보다 상대적으로 혈압이 낮아진다. 그렇다고 혈압 하강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무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확장하는데, 이 때 자세에 변화를 주면 혈압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 갑자기 일어설 때 머리가 어지러운 기립성 저혈압은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한다. 김대희 교수는 “만약 고혈압 환자가 평소 감압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약 자체가 혈관 확장제 성분이므로 기립성 저혈압이나 혈압 하강에 따른 증상을 더 느끼기 쉽다”며 “심한 경우 실신이나 이에 따른 낙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섭씨 30도 이상의 고온과 습한 날씨가 장기간 이어질 때에는 장시간의 외부 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겠다”며 “이는 서늘한 날씨라도 고온의 사우나나 온탕에 들어 갈 때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고혈압은 안정된 상태에서 두 번 이상 측정한 혈압이 성인 기준으로 140/90mmHg인 경우를 말한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심부전, 동맥경화, 뇌졸중이 발생하거나 신장 기능이 악화돼 만성 신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눈 망막에도 출혈을 일으켜 시력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고혈압 약은 종류에 따라 운동 중 몸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운동 전 주의사항을 의사에게 확인 받는 게 좋다. 김 교수는 “베타차단제는 일차약제로 사용되는 경우는 적지만 최대운동 시 심박 수 반응을 억제하고 운동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타차단제는 저혈당에 대한 대사반응을 약화시키므로 저혈당 인지 능력을 감소시키고 정상혈당으로 회복을 지연시킨다. 필요한 경우 운동 중 주스나 사탕 등의 당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체온 조절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운동할 때 탈수나 열사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분 섭취도 충분히 해줘야 한다. 알파차단제나 칼슘이온차단제, 혈관확장제 등의 약물은 운동 중 갑작스런 저혈압을 초래하기 쉽다.

고혈압 환자는 낮은 강도에서 장시간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과 같은 단순하면서도 동적이고 전신을 이용하는 운동이 혈압을 효율적으로 떨어뜨린다. 반면 무거운 기구를 이용하는 중량운동은 운동 중 최저 혈압(확장기 혈압)이 크게 상승한다. 이때 호흡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환자라면 역도 운동이나 머리가 하지보다 아래로 가는 운동(거꾸로 매달려 윗몸 일으키기 등)은 삼가야 한다. 고강도 운동은 오히려 심혈관계 이상을 초래하고 혈당과 혈압을 높인다. 가벼운 중량을 15~20회 정도 반복해 들어 올리는 것은 무방하지만, 이때 반드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이 동반돼야 한다. 기구를 들어 올릴 때는 숨을 참지 말고 내쉬는 등 호흡을 조절하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심장병 환자의 경우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내 혈액량이 감소하고 전해질 균형이 깨진다. 그 결과 맥박수가 올라가거나 부정맥이 발생하는 등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다. 한낮의 외출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침이 낮보다 선선해서 나가기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침 외출도 삼가도록 한다. 김 교수는 “교감신경은 우리가 자는 동안 작용이 줄었다가, 잠에서 깨면 활성화되기 시작한다”며 “아침은 심장에 가장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시간이므로, 가급적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야외활동을 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여름철에는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 중요하다. 땀을 적당히 흘린 경우에는 소실된 전해질의 양도 소량이므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면 전해질을 별도로 보충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수분이 빠져나갔다면 수분과 더불어 소량의 전해질도 함께 보충하는 것이 좋다. 150∼200ml 정도의 적은 양을 규칙적으로 섭취한다. 서늘한 날씨에서는 25∼30분마다 비슷한 양을 섭취하면 땀으로 소비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운동 중 가슴이 조이는 통증이나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실신 또는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꼭 병원에 내원해 의사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운동 후 덥다고 급하게 찬물로 샤워하면 더운 날씨에 확장됐던 혈관이 갑자기 수축한다.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다. 동맥경화반이 갑자기 파열돼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해 심정지까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열을 식히기 위해 급하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는 금하는 것이 좋다.

◇일사병·열사병·열실신 등 온열질환 주의

온열질환은 기본적으로 폭염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한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더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대처가 어려운 노인과 아이, 만성질환자는 실외활동 시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사병이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피로, 오심, 무력감, 발열, 발한, 홍조, 빈맥, 구토, 혼미 등이 있다. ‘열탈진’이라고도 불리는데,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그러나 40도 이상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냉각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반면, 열사병은 일사병(열탈진)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땀이 나지 않는다. 대신 오심, 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심부체온은 40도가 넘어간다.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환자에게 찬 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콜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이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이때 근육경련이 발생하기 쉽다. 원인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전해질 이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열경련이 나타나면 시원한 그늘에서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 시켜줘야 한다. 손 교수는 “안정을 취하면서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마시거나 보충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전해질 음료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1리터 물에 소금 한 두 티스푼을 넣은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나 노인은 극심한 더위에 노출됐을 때 외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이 때 가벼운 실신 증상(열실신)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단순 열실신은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쉽게 회복된다. 시원한 그늘을 찾아 호흡이나 맥박에 주의하면서 머리를 낮게 해주고 수액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이밖에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심하면 물집이 나거나 얼굴과 팔다리가 붓고 열이 오를 수 있다. 이를 일광화상(日光火傷)이라 한다. 글자 그대로 햇볕에 화상을 입는 것이다. 일광화상을 예방하려면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에는 직사광선이 강한 오전 11시~오후 3시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이외 시간에는 얇은 겉옷으로 피부 노출부위를 가리거나 외출 30분 전에 선크림을 꼼꼼히 바른 뒤에 나가는 것이 좋다. 햇빛에 노출돼 통증이 발생하면 찬물로 찜질해 준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소염제로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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