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 대책 마련 시급”…대전 전세사기피해자 대책위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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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정부와 대전시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지역 내 전세사기 피해자 330여명 등으로 구성된 대전시전세사기대책위원회는 31일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는 개인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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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정부와 대전시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대전시는 다가구주택비율이 전국 1위인데도 개인이 수십채의 건물을 소유할 수 있도록 쉽게 허가를 내주고는 제대로 관리를 안했고, 금융기관은 실적 챙기기에 눈이 멀어 수백억의 대출을 해줬다”고 짚었다. 이어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해 중개수수료를 챙긴 중개인들, 피의자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 수사기관들 등 총체적인 사회적 재난에 피해자들은 모든 재산을 잃고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대전시와 각 지자체, 정부는 대체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나와야 제대로 된 행동에 나설 것이냐“며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으로 피해자들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올해 4월 전세사기로 2억8000만원의 보증금을 떼인 정창식 대책위원장은 “20∼30대, 결혼해서도 매월 200만원씩 모았던 전재산이었고, 지난해 분양받은 아파트 중도금이었던 보증금을 전세사기로 잃었다”며 “생업을 접어가며 변호사와 경찰, 공무원을 만나 상담받았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절망적인 이야기만 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 위원장은 “대전의 다가구전세 피해자만 수백명에 이르는데 정부와 지자체는 어떤 구제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해야 대책을 내놓을 것인가. 법과 제도의 허술함을 이용해 피해자의 전 재산을 빼앗아간 임대인과 중개업자, 건축주 등과 같은 일당들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하다 지난달 극단적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한 대전지역 첫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현재 대전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건수는 6월 기준 114건이며 대책위가 자체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피해자는 300명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앞으로 대전지역 모든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표해 시와 각 자치구, 정부 기관에 전세 피해 실태를 알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했다.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경찰에 신고된 대전지역 전세사기 건수는 모두 92건으로 피의자는 238명이다. 경찰은 이중 42건에 대해 98명(37건)을 구속·불구속 송치, 28명(5건)은 불송치하고, 현재 나머지 50건(피의자 112명)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1년여간 대전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만 695명에 달한다”며 “피해자 구제를 위해 나머지 수사 건도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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