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사랍 잡네"…온열질환 비상, 땀 없이 고열·의식장애는 응급상황

김누리 2023. 7. 3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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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전해질 충분히 보충하고, '열 축적' 후 2~3일까지 주의해야"
온열 질환 예방 수칙/사진=서울아산병원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통계를 보면, 지난 26~29일 전국에서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55명에 달했습니다.

온열질환으로 사망에 이른 경우도 지난 주말(29~30일)에만 12명(추정 포함)으로 파악됐습니다.

온열질환은 폭염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합니다.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온열질환 종류는 다양합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는 오늘(31일) "더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대처가 어려운 노인과 아이, 만성질환자는 실외 활동 시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면서 "더욱이 최근에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온열질환 증상과 헷갈릴 수 있는 만큼 온열질환의 특징과 대처 요령을 미리 알아두는 등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 더위 먹은 병 '일사병'…수분·전해질 보충해야

일사병은 열에 의한 스트레스로 염분과 수분이 소실돼 생기는 질환으로, 흔히 '더위 먹은 병'으로 불립니다. 열사병과 같은 질환으로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노인에게서 흔한데, 땀을 많이 흘리고 창백하며 주로 두통과 위약감, 구역, 구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호소합니다. 피부가 차고 젖어 있으며 체온은 크게 상승하지 않습니다.

만약 일사병이 의심되면 서늘한 곳에 쉬도록 하면서 시원한 음료(염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게 하는 게 좋습니다.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는 피해야 합니다.

차가운 물로 샤워하거나 목욕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체내에 열이 축적된 경우에는 2~3일 후까지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하반신 이하만 10분 이상 찬물에 담그는 등의 방법으로 몸 안의 열을 방출시켜야 합니다.

순천향의대 생리학교실 이정범 교수는 "폭염에 노출된 이후 찬물에 하반신을 담가주면 대동맥을 통해 내려온 혈액의 온도를 낮춰 심장에 되돌려보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자동차에서 냉각수가 돌면서 엔진의 과열을 막아주는 것과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찬물을 이용한 전신 샤워는 쇼크를 부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병원에서 수액주사 등을 통해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면 도움이 됩니다. 단, 의식이 없을 때는 아무것도 먹이지 말아야 합니다.

서울 '폭염경보' 도심은 펄펄/사진=연합뉴스


◇땀 없이 의식변화 있다면 '열사병'…즉각 병원 이송해야

폭염에 맞닥뜨릴 수 있는 아주 심각한 질병이 열사병입니다.

전형적인 열사병은 40도 이상의 고열에도 땀이 잘 나지 않으며 발작이나 혼수 같은 의식변화가 동반됩니다.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 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이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주로 발생합니다.

운동에 의한 운동성 열사병은 고온 환경에서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 나타납니다.

이 경우는 땀을 아주 많이 흘리면서 심장 박동수가 분당 100회 이상으로 빨라지는 빈맥, 저혈압, 빠른 호흡 등의 증상이 함께 관찰됩니다.

무리한 운동을 하면 뇌의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가 착각을 일으키게 되고, 이후 지속해 체온이 올라가면서 모든 장기를 망가뜨려 사망하게 되는 메커니즘입니다.

만약 고온에 노출된 이후 고열, 의식변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우선 열사병으로 의심하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이송을 기다리는 단계에서는 서늘한 그늘로 환자를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는 등 열을 떨어뜨리는 조처가 필요합니다.

미지근한 물을 몸에 끼얹으면서 선풍기 등으로 열을 식히는 것도 올바른 대처요령 중 하나입니다.

다만, 환자에게 물을 먹이는 건 주의해야 합니다.

열 관련 질환에서 의식이 있을 때는 환자에게 찬 물을 주는 게 도움이 되지만 열사병처럼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물을 먹이다가 폐로 흡입될 경우 더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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