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투자' 퇴짜놓은 印···현대차 반사익 기대

유창욱 기자 2023. 7. 3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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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생산 허브로 도약을 꿈꾸는 인도가 중국 완성차 업계의 투자를 연이어 가로막고 나섰다.

중국의 기술과 자본 없이도 자체적인 전기차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건데 현지 투자를 확대 중인 현대차(005380)그룹에는 반사이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가 전기차 생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작업에 중국을 배제하는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라 현지 사업 기반이 탄탄한 현대차그룹에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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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10억달러 투자 계획 거절
GWM 공장인수 제안도 손사래
中배제한 전기차산업 육성 기조
점유율 싸움하는 현대차엔 호재
미래차 생산 확대에 3.2조 베팅
2028년 전기차 6종 공개 목표
나렌드라 모디(왼쪽) 인도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지난해 9월(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전기차 생산 허브로 도약을 꿈꾸는 인도가 중국 완성차 업계의 투자를 연이어 가로막고 나섰다. 중국의 기술과 자본 없이도 자체적인 전기차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건데 현지 투자를 확대 중인 현대차(005380)그룹에는 반사이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인도에 10억 달러(약 1조 2700억 원) 상당의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을 계획했지만 인도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에서 완성차가 조립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BYD는 당초 인도 현지 업체와 하이데라바드에 연간 생산량 1만 5000대 규모의 전기차 합작공장을 세우고 충전 인프라와 연구개발(R&D) 시설까지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투자안에 관한 부처별 의견을 수렴한 뒤 안보 우려를 이유로 BYD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BYD의 제안이 매력적이었지만 인도 정부 내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어 투자 거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인도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 주도 안보 협의체 ‘쿼드’에 가입하는 등 서방과 협력을 강화하며 대중국 견제에 동참 중이다. 최근까지 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서 국경 분쟁을 벌이며 정치적 긴장 상태도 유지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완성차 산업 분야에서 중국 자본을 견제하는 기조는 이전부터 이어졌다. 2020년 중국 창청자동차(GWM)가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3억 달러(약 38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GWM은 연산 16만 대 규모의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확충할 예정이었지만 인도 정부가 2년 넘게 승인을 내리지 않으며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현대차가 탈레가온 공장의 새로운 인수 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인도 정부는 이와 함께 중국 상하이자동차 산하 브랜드 상치MG의 현지 법인에 사정당국을 동원한 회계 조사를 시행해 지분 매각을 추진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율을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강력한 ‘전동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메이드 인 인디아’라는 캠페인을 내세우며 전기차 보급을 넘어 자체적인 산업을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상태다. 이를 위해 자동차 수입 관세를 60%에서 70%로 인상하는 등 자국 산업 보호 정책도 펴고 있다.

인도가 전기차 생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작업에 중국을 배제하는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라 현지 사업 기반이 탄탄한 현대차그룹에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000270)는 약 20%의 시장 점유율로 외국 제조사 가운데 판매 1위에 올라있다. 현지 업체 마루티 스즈키를 포함하면 2위다.

현대차는 10년 간 인도에 2000억 루피(약 3조 2400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등 미래차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제시하며 인도 정부의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기존의 내연기관차 생산 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바꾸고 매년 전기차 배터리팩 17만 8000개를 조립할 수 있는 생산 설비를 새로 만들 계획이다. 2028년까지 아이오닉 5를 포함해 6종의 전기차를 선보이는 동시에 주요 고속도로에 전기차 충전소도 약 100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1998년 첸나이에 현지 생산 기반을 처음 구축해 현재 연간 약 76만 대를 양산하고 있다. 향후 증설과 GM 탈레가온 인도 공장 인수를 마무리하면 생산능력은 연간 100만 대까지 늘어난다.

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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