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의 아버지'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 일본에서 개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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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반생을 그린 영화 '오펜하이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더 재팬타임스는 일본이 히로시마(8월6일)와 나가사키(8월9일) 원폭 투하를 추도하고 있을 때 영화를 개봉하는 것은 사업적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CNBC는 지난 27일 영화 오펜하이머가 원폭 폭발 장면이나 일본인 원폭 희생자를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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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서 정작 원폭 피해자에 대한 묘사는 지워졌다는 비판 제기돼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원자 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반생을 그린 영화 '오펜하이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벌써 아카데상 수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원폭 피폭지인 일본에서는 영화관 상영이 가능할까.
지난 21일 미국에서 개봉한 오펜하이머는 주말 동안 국내에서만 8250만 달러(약 1060억 원)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바비'와 함께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 전문매체 너드 스태시에 따르면 프랑스·영국에서는 미국과 동시 개봉했으며 한국에서는 오는 8월15일 광복절부터 상영이 예정돼 있다. 호주·독일·중국·베트남 등에서도 이때쯤 개봉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아직 구체적 개봉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인셉션(2010)' '테넷(2020)' 등으로 일본에서 인기 감독 반열에 오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작품 치고는 이례적이다.
CNBC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서 원폭 투하로 목숨을 잃은 이들은 20만 명을 넘는다. 대부분의 피폭자 세대는 이미 사망했지만 일부 생존자들은 오늘날까지도 원폭 후유증과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
배급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비밀리에 원자 폭탄 개발을 위해 진행된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 오펜하이머의 원폭 개발 과정과 그 이후의 후회, 그가 느낀 양심의 가책 등을 담고 있는 영화를 쉽사리 개봉할 수 없는 이유다.
더 재팬타임스는 일본이 히로시마(8월6일)와 나가사키(8월9일) 원폭 투하를 추도하고 있을 때 영화를 개봉하는 것은 사업적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할리우드 작가와 배우들의 파업으로 타격을 입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일본 내 배급사) 도호-도와가 특정 지역 감정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개봉을) 꺼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화가 원폭 개발자에는 초점을 맞추면서도 정작 피해자의 고통을 조명하지 않은 것도 우려 점이다.
CNBC는 지난 27일 영화 오펜하이머가 원폭 폭발 장면이나 일본인 원폭 희생자를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오펜하이머는 백인 남성의 작업을 미화하는 영화계의 오랜 역사를 거의 답습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놀런 감독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오펜하이머의 경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스토리텔링의 조건을 어기는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원폭의 여파와 희생자에 대해 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놀런 감독은 "모두에게 계속 상기시키는 부분이지만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며 "모든 것이 그(오펜하이머)의 경험이거나 그가 겪은 경험에 대한 나의 해석이다"고 설명했다.
일본계 미국인 작가이자 히로시마 도서관의 큐레이터인 시모다 브랜든은 진정으로 관객이 원폭의 참혹함에 맞서 싸우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피해를 본 이들에게 초점을 맞춰 서사를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CNBC에 "일반적으로 백인 미국인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거부하고 극화(영화화)에 의존하는데, 이는 정작 이야기를 전해줘야 할 이들을 대부분 지워버리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미국에서 먼저 오펜하이머를 접한 일본인들의 반응도 탐탁지 않다. 한 누리꾼은 "원폭을 떨어뜨려 전쟁이 끝나고 인명을 구했다는 식의 흐름은 역시나 미국 영화답다"며 "그런 미국의 일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야말로 일본에서 상영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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