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리포트]①뉴스로 접한 사업아이템으로 대박

환경 전문기업서 글로벌 양극재 업체로 성장
중기 한계딛고 기술개발…제일모직 '신의한수'

/그래픽=비즈워치

전기차와 함께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에코프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올초 10만원대 였던 주가는 100만원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최근 등락폭이 커 '코인이냐'는 비아냥도 받습니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가치평가를 중단했습니다. 투자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기본을 파헤쳐 봤습니다. 에코프로와 계열사들은 어떻게 설립됐고,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미래성장성은 얼마나 있을지 핵심만 추렸습니다. [편집자]

'행운'이었을까 '사업감각'이었을까 

'코리아제우륨'. 1998년 설립된 환경 전문 기업입니다. 대기 오염 방지용 화학 흡착제, 악취 및 특정 유해가스를 없애는 기능성 흡착제를 개발하던 회사죠. 직원은 대표 포함 단 2명. 지금은 사라진 회사입니다. 대신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회사로 변신했습니다. 코리아제우륨은 에코프로의 전신입니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코리아제우륨을 설립한 배경은 뉴스에 있습니다. 당시 그는 잇단 사업 실패 상황에 있었습니다. 한때 회계사로 이름을 날리며 의뢰기업 CEO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과거에 비해 초라했습니다. 그랬던 그에게 뉴스로 전해진 '교토의정서 체결' 소식은 한 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 사진=에코프로

교토의정서는 지구 온난화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 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입니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규정한 것이 주된 골자입니다. 지금은 지구 온난화의 위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있지만 당시에는 먼 미래 이야기로 여겨졌지요. 하지만 이 회장은 지구 온난화와 교토의정서를 새로운 사업기회로 여겼습니다.

그는 회계사 시절 구축했던 인맥 등을 동원해 자본금을 투자 받습니다. 그렇게 해서 설립된 회사가 코리아제우륨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화학흡착제, 탈취제 등을 생산했지만 실적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제일모직 손을 잡다

코리아제우륨은 2001년 에코프로로 사명을 바꿉니다. 그리고 2003년 본격적으로 촉매, 흡착제, 케미컬필터 개발에 성공하며 친환경 기술벤처기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이때 사운을 바꿀 제안이 들어옵니다. 삼성그룹 계열사였던 제일모직이 에코프로에게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을 제의한 겁니다. 

당시 제일모직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이자 양극재 주 원재료인 전구체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에코프로는 제일모직의 제의를 받고 곧바로 전해질 유기용매 생산에 나섭니다. 이미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이었기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에코프로의 기술력을 검증한 제일모직은 연이어 양극재 전단계인 전구체 개발까지 제의합니다.

에코프로의 전구체 /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는 이때부터 2차전지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연구개발 인력 투자를 늘렸던 에코프로는 2006년 제일모직으로부터 양극재 사업까지 인수합니다. 당시 제일모직은 사업조정 차원에서 양극재 사업을 정리했고, 이를 에코프로가 인수한 겁니다. 에코프로는 이후 10여 년간 시련을 겪습니다. 당시 생소했던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터라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이때 에코프로는 돌파구 마련에 나섭니다. 무작정 일본 소니의 문을 수차례 두드렸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에코프로를 직접 방문한 소니측은 기술력을 확인하고, 2010년 가전제품 배터리 소재공급을 맡깁니다. 에코프로가 2차전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사업적 운도 따랐지만 기술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사업전개 임은 분명합니다. 

정재웅 (polipsych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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