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원에 시험문제 판매한 교사 자진신고 하라고?
교육부가 ‘일부 현직 교원이 대형 입시학원에 모의고사 문제나 강의 등을 제공하고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 1일부터 14일까지 교원들을 대상으로 사교육업체와 연계된 영리행위 이력에 대한 자진신고를 받는다고 31일 밝혔다. 교육부는 신고된 자료를 기반으로 사교육업체와 연계된 일부 교원들의 영리활동 실체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위법한 영리활동이 확인될 경우 수사의뢰나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자진신고 기간에 성실하게 신고하지 않고 향후 감사 등에서 무신고나 허위신고 사실이 밝혀지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더욱 엄중한 조치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향후 징계 수준을 정할 때 자진신고 여부를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일부 현직 교원들이 수능 대비 문제 등을 만들어 대형 입시학원에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대형 입시학원들이 지난 10년간 고교 교사 130여명에게 최소 5000만원 이상을 건넨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교육부도 지난 7일 수능 출제 경험이 있는 현직 교사들을 대형 입시학원 강사가 조직적으로 관리하며 이들에게 문항을 사들여 교재를 만들었다는 제보를 받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교육부는 교원이 사교육업체와 연계해 영리행위를 했으면 청탁금지법에 따라 형사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무원은 직무와 관련이 없더라도 일정 금액 이상을 수수하면 청탁금지법 위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의 영리업무 금지, 성실의무 위반에 따른 징계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또 시·도 교육청에서 정기적으로 제출하는 겸직 허가 자료를 분석하고, 필요하면 교육청과 협력해 겸직 현황도 점검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는 ‘겸직 허가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교원들이 시중에서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출판사 문제집 등에 문항을 제공하고 원고료를 받는 것은 허용하지만, 학원이나 강사 등을 통해 일부 수강생들에게만 배타적으로 제공되는 교재나 모의고사에 문항을 제공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31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유아 영어학원을 대상으로 서울시교육청과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이날 합동점검에서는 교습비 초과 징수와 등록 외 교습 과정 운영, 명칭 사용 위반, 허위·과장 광고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사교육업체와 유착된 일부 교원의 일탈 행위에 엄정 대응해 공정성을 일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유아 영어학원의 편법·불법 운영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점검하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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