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노조 "부산 이전시 국가적 손실 15.4조"…공개토론 제안
"본점고객·협업기관 83.8%가 부산 이전에 반대"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KDB산업은행(산은)의 부산 이전을 놓고 사측과 갈등 중인 노동조합이 31일 부산 이전을 강행할 경우 국가적으로 15조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강석훈 회장과의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산은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 열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산은 노조는 사측의 부산 이전 컨설팅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지난 2월 한국재무학회와 금융경제연구소 등에 부산 이전 타당성 연구용역을 의뢰한 바 있다.
한국재무학회는 산은이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향후 10년간 총 7조39억원의 기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수익 감소분 6조5337억원과 비용증가분 4702억원을 예상한 데 따른 것이다.
수익감소 요인으로는 동남권에 절대적으로 적은 거래처, 기존 고객의 거래 중단, 신규 형성되는 딜에서 배제, 인력 이탈에 따른 금융 전문성 약화 등을 꼽았다. 1810억원 상당의 신규사옥 건립과 임직원 주거공급 및 정착 지원비, 퇴직금 및 인력 충원, 업무구조 재·개편 및 출장 지원 등은 비용 증가 요인으로 분석했다.
특히 국가 경제적으로는 15조4781억원의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에서 손실액이 16조7233억원에 달하는 반면 부산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 창출분은 1조2452억원에 그친다는 게 한국재무학회의 분석이다.
한국재무학회의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해당 손실 외에도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구조조정 기업들의 부도 위험 증가에 따른 부가 손실이 약 22조156억원에 달하고 산은 손익 감소에 따른 정부배당금 지급 불가, 국제금융중심지로서 서울의 브랜드 경쟁력 훼손 등 계량화가 어려운 커다란 손실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량 강화 방안' 주제발표에 나선 금융경제연구소 조혜경 소장은 "2005년부터 총 29개 금융공기업이 부산으로 이전했으나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비현실적·비효율적인 금융공기업 분산 정책 대신 지역산업 육성 연계 금융발전방안을 수립해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에 정책금융 자원을 집중적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은의 업무 목적에 지역균형발전을 명문화하고 은행 내 '지역성장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각 지역본부를 지역거점으로 활용해 각 지역별 지방은행을 정책금융 공급체계의 전략적 파트너로 편입한다면 시장마찰과 민간 구축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산은 노조는 외부기관인 엠브레인을 통해 고객과 협업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지난달 14~23일 본점 고객기업과 협업기관 종사자 930명을 대상로 부산 이전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산은 부산 이전을 '반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83.8%에 달한 반면 '찬성한다'는 응답은 5.6%에 그렸다. 중립을 의미하는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10.6%였다.
또 산은 부산 이전시 업무에 불편함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85.8%에 달했고 산은 부산 이전에 따라 업무에 불편함이 생기면 다른 금융기관과 거래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72.6%로 조사됐다.
나아가 산은 노조가 임직원 205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본점 이전시 부산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임직원은 6%에 불과했으며 94%는 이주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김현준 산은 노조위원장은 "산은 본점 이전은 단순히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제적으로 미칠 파급효과가 큰 문제"라며 "노사 양측의 컨설팅 결과가 모두 나왔으니 공개토론회를 진행하자. 강석훈 산은 회장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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