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오송 참사’ 전날 충북지사 관외 행적 두고 공방

박진희 도의원 “서울서 만찬…회의 주재 조작 의혹”
도 “전문가와 현안 면담”…음성파일 공개 정면 반박

기자회견 하는 박진희 충북도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동료 의원들. 연합뉴스

청주=이성현 기자

박진희 충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발생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제2 궁평지하차도 침수 사고 전날 김영환 충북지사의 행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김 지사의 일정은 그 어떤 것도 감추거나 은폐할 이유가 없다며 비극적인 재난 상황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행위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1일 박 도의원은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록적인 폭우에 (침수 사고 전날인) 14일 오후 4시 40분에는 비상 3단계가 선포되는 등 급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며 "이 상황에서 충북재난안전대책본부 최고 사령관인 김영환 지사가 있었던 곳은 재대본 상황실도, 피해 지역도 아니라 서울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일 공개된 마지막 공식일정을 마무리한 시간이 오후 3시 30분경이고 마음만 먹었다면 오후 4시에 시작되는 긴급회의를 주재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김 지사는 비공식 일정인 서울행을 위해 긴급회의 주재를 행정부지사에게 미뤘고 오후 4시 40분 3단계 격상이 선포된 후에도 차를 돌려 충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도의원은 "김 지사가 서울을 간 이유는 충북도정의 가장 중요한 현안과 관련해 전문가의 자문을 겸한 저녁 만찬이 선약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김 지사는 참사 전날 밤에 하지도 않은 도지사 주재 재대본 긴급점검회의를 한 것처럼 수정·발표한 의혹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탄 수행 차량 출입기록을 보면 이날 밤 10시 51분 도청 정문에 들어와 11시 5분 떠났다. 승하차 뒤 동관 4층 상황실까지 이동 거리·시간 등을 고려하면 회의가 아니라 위문 방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도는 박 도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윤홍창 도대변인은 "14일 오후 호우특보 상황은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상황관리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시군 부단체장의 현장점검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었다"며 "상경하는 차 안에서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상황을 관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오후 7시쯤 서울에서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전문가 면담은 오래전에 잡힌 약속으로 긴급하게 결정해야 할 하계세계대학경기연맹의 부지 선정, 예술의 전당, 도립미술관, 도립도서관 건립 등 대형 인프라 구축 문제에 대한 자문과 조언을 듣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1시간 정도 10여 개의 레이크파크 현장 설명과 이에 대한 자문을 듣고 바로 청주로 내려왔고 오후 11시경 도청에 복귀해 호우피해 대처 상황을 점검했다"며 회의를 주재하는 김 지사의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윤 대변인은 "가짜뉴스로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멈추고 사고 수습에 도정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모든 것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