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사실상 ‘2공항 건설 찬성’ 의견 국토부 제출

허호준 2023. 7. 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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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과 관련해 제주도가 쟁점 사안을 검증하고 공항 운영에 도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제주도는 31일 국토부에 제2공항 기본계획안과 관련한 제주도의 의견 제출에 따른 브리핑을 열고 "현 제주공항 수용 능력의 한계로 도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어 제주권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도민사회가 공동 검증을 요구해온 △항공수요 예측 적정성 △조류 충돌 위험성과 법정 보호종 문제 △조류 등 서식 지역 보전 △숨골의 보전가치 △제2공항 부지 내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 등 5대 사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도록 국토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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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31일 공항 수요 예측 적정성 검증 등 조건부 요구와 함께 제2공항 건설을 사실상 찬성하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사진은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허호준 기자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과 관련해 제주도가 쟁점 사안을 검증하고 공항 운영에 도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제주도 차원의 입장 정리를 위해 제출 기한을 연기하면서 고심해온 제주도는 사실상 제2공항 건설 찬성 입장을 전제로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는 31일 국토부에 제2공항 기본계획안과 관련한 제주도의 의견 제출에 따른 브리핑을 열고 “현 제주공항 수용 능력의 한계로 도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어 제주권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도민사회가 공동 검증을 요구해온 △항공수요 예측 적정성 △조류 충돌 위험성과 법정 보호종 문제 △조류 등 서식 지역 보전 △숨골의 보전가치 △제2공항 부지 내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 등 5대 사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도록 국토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도는 또 기본계획안과 관련해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지역 주민들의 이주대책과 공항 소음 문제, 도시화에 따른 도로·하수도 등 기반시설 확충 등 주민들을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며 “개발 이익이 도민에게 환원될 수 있는 공항운영권 참여 등 상생 지원 대책과 인프라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는 이날 지난 3월29일부터 5월13일까지 네 차례에 걸친 도민경청회 의견과 3월9일부터 5월31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접수된 의견 등 모두 2만5746명의 주민 의견도 함께 제출했다. 주요 주민 의견을 보면 반대쪽 의견인 주민투표 실시 촉구(1만3060명)와 제2공항 백지화 및 기본계획안 반대(2822명), 찬성 쪽 제2공항 추진 촉구(8292명) 의견 등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2차례 주민 의견 제출 기한을 연장하고, 오영훈 제주지사가 지역사회 원로 면담과 종교계 지도자들과의 면담 등을 하는 등 입장 정리에 고심해왔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지난 28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2공항 관련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그러나 이날 제주도가 국토부에 △공항 인프라 확충 필요 △2공항 건설 예정지역 주민 이주대책 및 소음 문제 대책 마련 △공항운영권 참여 등의 의견을 냄으로써 제2공항 건설 찬성을 전제로 입장을 정리했다.

앞서 오 지사는 지난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국토부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주민투표를) 할 수 있지만, 국토부가 (주민투표를) 이미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의사를 표시했고, (국토부는) 실무적으로 접근했을 때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주민투표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이 있다”며 반대단체들이 줄곧 주장해온 주민투표 실시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이번 의견 제출로 조건부이긴 하지만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 찬성 의견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반대운동을 주도해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갈등은 노골화할 전망이다.

한편, 국토부는 6조7700억원을 들여 성산읍 일대 550만6천㎡의 터에 활주로 1개와 항공기 44대가 주기할 수 있는 계류장, 여객터미널(16만7381㎡), 화물터미널(6920㎡) 등을 지을 계획이다. 사업 완료 시점은 착공 후 5년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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