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살래3' 박나래 "난 장사하면 안되는 사람…돈 받고 하려니까 스트레스多"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번에는 '빈집'을 '가게'로 되살린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시사교양 '빈집살래 시즌3-수리수리 마을수리' 제작발표회가 열려 개그우먼 박나래, 배우 채정안, 김민석, 연출 최원준 PD 등이 참석했다.
MBC와 라이프타임이 공동 제작한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수라수리 마을수리'는 12개월간의 여정을 마치고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박나래, 채정안, 김민석,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신동 등이 일명 'M부동산 실장'이 되어 빈집 4채를 각각 한 채씩 담당해 설계부터 인테리어, 가게 메뉴 개발까지 도맡아 진행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빈집을 거주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던 이전 시즌과 달리, 이번에는 4채를 상업 공간인 가게로 되살린다. 단순한 빈집 재생이 아닌, 빈집 밀집 구역으로 지정된 전주 팔복동 마을 전체를 재생시키기 위해 MBC와 전주시, 포스코, LG, 공간기획전문가 유정수 등이 합심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원준 PD는 "시사교양국에서 시즌 1, 2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시즌3는 빈집을 가게로 재생해보는 게 어떨까, 그러면 재생의 의미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에선 빈집을 주거 공간으로 되살리다가 이번 시즌에 가게로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로 최원준 PD는 "시즌 1, 2에서 빈집을 재생하는 목표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재생이라는 게 빈집 한 채를 재생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진짜 재생인가, 더 큰 규모를 노려볼 수 있는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제 몸이 굉장히 뜨겁다. 뜨거운 이유는 어제 마지막 촬영을 했기 때문"이라며 "1년간의 결실, 피, 땀, 눈물이 고스란히 제 몸에 있다. 그 감정과 감동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1년이란 시간에 많은 일이 있었다. 화면을 통해 꼭 좀 많은 분들이 확인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채정안은 "1년 전에 시즌3 기획의도를 듣고 저도 모르게 책임감을 느꼈다. 서울, 가장 빛나는 바쁜 도시에 살고 있으나, 20, 30년 전까지 빛나던 도시들이 죽어가고 있고, 그곳에서도 버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저도 빛을 찾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것. 그러면서도 채정안은 "무모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느낌으로 시작했으나, 저의 작은 책임감과 사명감, 그리고 100명, 200명이 뭉쳐서 재생할 수 있는 도시로 잘 시작하고 왔다"고 소감 밝혔다.
김민석은 "1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안 보이실 수 있겠으나 제가 뉴스를 잘 본다"며 "수도권 밀집화에 대한 것을 뉴스 등으로 보고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많아지면 구석구석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12개월이란 기간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제작진 포함해서 관계자 분들도 예상하지 못한 기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MBC 안에서도 소문이 돌더라. 이것이 3년을 넘긴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너스레 떨며 "다행히 1년 만에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해 모두를 웃게 했다. 채정안은 그 사이 "늙었다"며 "본인 집을 지으면 10년이 늙는다고 하는데, 자기 집을 차라리 짓는 게 낫겠지 싶더라"고 농담했다. 박나래는 "12개월이란 기간이 모두가 치열하게 임했음에도 공사가 지연되는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인고의 시간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김민석은 "대하드라마 찍는 느낌이었다"며 웃으며 길었던 촬영 기간을 돌아봤다.
각자가 재생 프로젝트로 탄생시킨 가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나래는 "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 느낌이다"며 "밤에는 약간 까졌으면 좋겠다는 느낌의 가게이길 바랐다. 제가 생각한 콘셉트와 음식, 주류 등이 너무 잘 어울린다. 동네와도 잘 어울린다"고 자신했다. 채정안은 "나중에는 우리가 사비를 들여서라도 해야 하나 책임감을 느꼈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며 자신이 맡은 가게에 대해서 "동네 주민 분들과 융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煎) 집을 하고 있다. 오마카세가 유행인데 '전마카세'다. 서빙을 해봤는데 장사가 나쁘지 않더라"고 말했다. 김민석은 "저는 디저트 가게다. 카페인데 주 메뉴는 약과다. 약과대란이 일어났는데, 훨씬 싸고 사람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예쁘고 가성비 좋은 카페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각종 예능에서 맹활약 중인 박나래는 "저는 프로그램에 선택을 받아져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해준 제작진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프로그램이 들어올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게 '이 프로그램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몫이 있을까, 시너지가 날 수 있을까'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출연료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어떠한 프로그램이라도 할 열의가 있다"는 박나래는 "이 프로그램도 너무 하고 싶었던 게 PD님이 '나래바를 저희가 만들어드릴테니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세요' 하더라. 실제로 가게를 오픈하고 모든 분들이 '박나래 씨 하고 싶은 거 다 했네요?' 하더라.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전주 팔복동이 선정된 이유도 밝혔다. 최원준 PD는 "전주를 선정하게 된 계기는 답사를 많이 다녔는데, 저희 프로젝트가 어떤 시, 관과만 진행하는 게 아니라 민간과 결합해서 재생하는 것이라 그만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는 지역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요식업을 해본 적은 없으나, 집과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에 시간과 돈을 쓰고 관심이 생겼다"는 채정안은 "낯선 동네가 핫플이 되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생기는데, 사람들이 제가 어디를 가서 뭘 먹고, 어디서 자는지 등 그런 부분에 관심이 많더라. 전주를 떠올리면 한옥마을이 첫째로 떠오른다. 거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동네가 팔복동이다"며 "여기 어르신들이 굉장히 멋있더라. 정말 동네를 사랑하고, 하나가 되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열정이 있으시더라. 저분들이 있으면 희망이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일명 '나래바'로 유명한 박나래는 "이번에 장사를 하다 보니까 저는 장사를 하면 안되는 사람이더라"고 고백했다. "워낙 사람 초대하는 것 좋아하고 음식을 해서 같이 어울리고 술 마시는 걸 좋아하는데, 돈을 받고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려다 보니까 정말 큰 스트레스를 받더라"는 박나래는 "저희 집 손님들도 매번 '또 가고 싶다, 너무 재밌다'고 하는데 돈을 안 받기 때문이다. 돈을 받는다는 건 '내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이성적으로 합리적인 생각을 못하겠더라. 돈을 안 받고 음식을 주고 술을 사주는 게 저한테는 맞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8월 2일 오후 9시 첫 방송.
[사진 =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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