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13조 `아일리아 복제약` 시장 본격 공략
국내·美 이어 유럽 허가 속도
셀트리온, 투약방식 개선할듯
매출 세계 1위… 복제약 치열
삼바에피스·삼천당도 도전장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안과질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CT-P42'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이 확인됐다. 셀트리온은 이 결과를 토대로 미국과 국내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데 이어 유럽 등 글로벌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미국 시애틀에서 최근 열린 2023 미국 망막학회(ASRS) 학술대회에서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바이오시밀러인 'CT-P42'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아일리아는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한 안과질환 치료제로, 습성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에 사용된다.
전 세계 매출 1위 제품인 아일리아의 미국 독점권은 2024년 5월, 유럽 물질특허는 2025년 11월 만료될 예정인 만큼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셀트리온은 최신 초록 세션에서 구두 발표를 통해 스페인, 헝가리, 체코 등 총 13개국에서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 3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 3상 상세 데이터를 처음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CT-P42 투여군과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 두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베이스라인 대비 8주 차에 측정된 최대 교정시력(BCVA) 값의 변화를 1차 평가지표로 측정했다. 그 결과, CT-P42는 사전에 정의한 동등성 기준인 ±3 글자 기준을 만족했다. 2차 평가지표인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 평가 등에서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한 경향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FDA(미 식품의약국)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CT-P42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향후 유럽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 순차적으로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아일리아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97억5699만달러(약 12조6841억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항체의약품을 안구 내 유리체에 직접 주사해 혈관내피생성인자(VEGF) 수용체와 결합해 이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아일리아의 투약방식 개선 의지를 시사해 제형 변경을 위한 추가 개발도 예상된다.
서 회장은 지난 3월 경영일선 복귀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CT-P42에 대해 "(오리지널 약이) 안구에 직접 주사하다 보니 환자들이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한다"며 "램시마SC처럼 바이오베터를 만들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42의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치료적 동등성 및 안전성을 확인한 글로벌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대회에서 처음 공개됐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의 허가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일리아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치열한 제품으로 꼽힌다. 바이알(1병)당 80만~90만원에 달하는 고가인데다, 습성 황반변성은 완치가 어려워 1~2개월 간격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천당제약, 알테오젠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마일란, 포마이콘 등이 개발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올 상반기에 임상 3상에서 SB15(성분명 애플리버셉트)와 오리지널 약품 아일리아의 동등성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미국, 한국 등 10개국에서 습성 연령 유관 황반변성(nAMD) 환자 449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고, 현재 글로벌 허가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아일리아를 투약한 그룹과 SB15를 투약한 그룹의 특성이 56주간 유사했다. 삼천당제약은 'SCD411', 알테오젠은 'ALT-L9'를 개발하고 있다. 삼천당제약도 지난 3월 SCD411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오리지널 약품과의 동등성을 확인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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