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흑해곡물수출 방해는 하느님에 대한 범죄”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방해는 ‘하느님에 대한 범죄’라며 흑해 곡물 협정 복귀를 촉구했다.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30일(현지 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삼종기도에서 “흑해 곡물 협정이 재개되고, 곡물이 안전하게 운송될 수 있도록 러시아 당국에 호소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교황은 “밀은 인류를 먹여 살리는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에 러시아의 수출 방해는 하느님에 대한 중대한 범죄”라며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형제자매 수백만명의 절규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계속 기도해달라”고 했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흑해를 봉쇄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길을 막았다. 이후 러시아는 국제사회 압박으로 작년 7월 흑해 곡물 협정에 참여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허용했으나, 지난달 17일 일방적으로 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항인 오데사 등에 폭격까지 가해 밀과 옥수수 등 국제 식량 가격이 폭등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영토가 점령된다면 핵무기를 쓰는 것 외에 다른 출구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도 모스크바가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자 ‘핵 위협’ 카드를 꺼낸 것이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쟁은 러시아 영토로 서서히 되돌아가고 있다”며 “이는 불가피하고 자연스러우며 지극히 공정한 과정”이라고 했다. 모스크바를 비롯해 러시아 영토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날 우크라이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할 때까지 효력을 갖게 될 안전 보장 방안을 미국과 곧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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