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빈국 ‘니제르’에 느닷없이 러시아 국기가 휘날리다

이희진 2023. 7. 3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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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아프리카 최빈국 니제르에 느닷없이 러시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대통령이 구금된 어수선한 상황에서 친 쿠데타 시위대가 러시아의 개입을 촉구한 것이다.

다만 니제르 쿠데타 군부가 러시아에 손을 내밀지 아니면 기존의 서방 파트너와 밀착할지는 알 수 없다.

서아프리카 국가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니제르 군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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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아프리카 최빈국 니제르에 느닷없이 러시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대통령이 구금된 어수선한 상황에서 친 쿠데타 시위대가 러시아의 개입을 촉구한 것이다.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는 ‘군대 동원’을 언급하며 니제르 군부를 압박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군부세력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천명이 전날 행진을 벌였다. 일부 시위대의 손엔 러시아 국기가 들려 있었다. 이들은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러시아 만세’, ‘푸틴 만세’를 외쳤다.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시위대가 러시아와 니제르 국기를 국회의사당 밖에 전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니제르의 상황이 어수선해지기 시작한 건 지난 26일(현지시간). 이날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은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구금한 뒤 쿠데타를 선언했다. 티아니는 스스로를 국가 원수로 천명했다. 쿠데타를 주도한 일부 인사들은 바줌 대통령이 지하디(이슬람국가 테러리스트)로부터 국가를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그를 끌어내렸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이 쿠데타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본다.

니제르에서 러시아 국기가 휘날린 이유를 알려면 맥락을 들여다봐야 한다. 니제르는 1960년까지 프랑스의 지배를 받은 식민지였고, 이후에도 서방국가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다. 서방국가들은 니제르를 지하디와 맞서 싸울 때 의지할 만한 아프리카에서의 ‘마지막 믿을 만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현재 프랑스엔 니제르인과 함께 합동 작전을 수행하는 1500명의 프랑스군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를 도왔다.

이에 군부 쿠데타로 니제르와 서방의 협력이 끊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위대가 프랑스 대사관을 공격한 것도 서방국가와의 협력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 군대, 외교관을 공격해 프랑스의 이익을 침해하는 자는 누구든 즉각적이고 혹독한 프랑스의 대응을 보게 될 것”이라며 “니제르의 헌정 질서를 복원하고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복권을 위한 모든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실제 니제르 사태에 개입할지도 관심이다. 러시아는 아프리카에서의 러시아 영향력을 확대하려 노력 중이다.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니제르 쿠데타를 ‘서방으로부터의 독립 선언’이라고 칭하며 아프리카에서 활동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다만 니제르 쿠데타 군부가 러시아에 손을 내밀지 아니면 기존의 서방 파트너와 밀착할지는 알 수 없다.

서아프리카 국가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니제르 군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ECOWAS는 전날 니제르 신군부 지도자에 대한 경제제재 및 여행 제한 조치를 결의했다. ECOWAS 회원국 정상들은 또 니제르 군부에 1주일 안에 헌정 질서를 완전히 회복시키라면서 “만약 그렇지 않으면 보복이 있을 것이다. 보복 수단에는 군대를 동원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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