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열대야 피서 성지 대관령 가보니…"캠핑카 100여대가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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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열대야 없어요. 밤이면 이불을 덮어야 해요."
밤에도 좀처럼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밤잠을 설쳐야 할 정도로 너무 더워 견디기 힘든 열대야를 피해 찾는 성지 같은 곳이 있다.
많은 피서객이 무더위를 피해 강릉 등 동해안을 찾지만, 불볕더위로 한낮은 물론 밤이면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피서조차 쉽지 않아 결국 찾는 곳이 대관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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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평창=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여기는 열대야 없어요. 밤이면 이불을 덮어야 해요."
밤에도 좀처럼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밤잠을 설쳐야 할 정도로 너무 더워 견디기 힘든 열대야를 피해 찾는 성지 같은 곳이 있다.
해발 832m로 백두대간 등줄기에 있는 열대야 최고의 피서 성지 대관령.
구불구불 고갯길을 올라가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정상에 있는 하행선 휴게소 너른 주차장이 그곳이다.
31일 찾은 이곳은 캠핑카 100여 대와 승합차, 미니버스 등이 차지하고 있고 빈 곳을 더는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각종 차로 가득했다.
일부는 빨래를 밖에 걸어 놓거나 의자를 설치해 놓은 걸로 봐서 상당수가 오랜 기간 머무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일부는 이곳에 온 지 아주 오래된 듯 차를 빼기 어려워 보이는 곳에 겹주차한 것도 있었다.
불볕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지난 19일 찍은 주차장 사진의 모습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가 많이 늘었다.
그때 있었던 차들이 아직 이곳에 머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특히 7월 2일 있던 캠핑차가 아직 머무는 것도 확인됐다.
여름이 시작되면 이곳으로 일찌감치 찾아와 여름을 나고 돌아가는 캠핑카들도 있다고 한 피서객은 전했다.
한 피서객은 "강릉 등 동해안으로 피서를 왔다가 밤낮으로 너무 더워 견디기 힘들어 대관령으로 왔는데 여기는 천국"이라며 "여기서 며칠 더 머물다 좀 견딜만한 기온이 되면 그때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한낮에도 대부분 30도 미만이어서 그늘에 있거나 주변 숲속을 산책하면 더위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자랑했다.
많은 피서객이 무더위를 피해 강릉 등 동해안을 찾지만, 불볕더위로 한낮은 물론 밤이면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피서조차 쉽지 않아 결국 찾는 곳이 대관령이다.
31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 사이 밤 최저기온은 강릉 28.2도, 삼척 27도, 양양 26도, 동해 25.5도, 원주 25.2도를 기록했다.
강릉에서는 지난 22일부터 9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현상을 말한다.
대관령은 강릉에서 열대야가 시작한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은 28, 29일 이틀에 불과했다.
최저기온도 지난 23일 21.2도가 최고였을 뿐 열대야는 아예 없었다.
불볕더위, 가마솥더위라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지만 요즘 이곳의 최저기온은 평균 20도 안팎이다.
30일 최저기온은 17.7도였다.
이불을 덮지 않으면 추위를 느낄 수 있는 기온이다.
그러나 예전처럼 강릉시민들이 열대야를 피해 하루 머물다 내려가는 곳이 아니라 아예 진을 치고 머무는 캠핑카가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일부만의 공간으로 변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정모(56·강릉)씨는 "예전에 열대야를 피해 밤이면 대관령에 올라가 주차장 바닥에 돗자리 깔고 누워 하늘의 별을 보면서 지내던 낭만은 이제 대관령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며 "캠핑카의 알박기 장소가 된 듯하다"고 말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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