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품질검사 ‘미달’, 자체 재검사 ‘적합’ 나와도…법원 “거래정지 정당”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조달청의 제품 품질 검사에서 규격 미달 판정을 받은 뒤 재검사에서 품질 적합 판정을 받았어도 나라장터 거래정지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3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는 콘크리트 생산 및 판매업을 하는 A업체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거래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입점한 A사는 지난해 3월 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콘크리트 블록 2만7500여개(공급가액 1183만원)를 납품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4월 해당 물품을 공사현장에 인도했다. 조달청은 5월 공사현장 시료 5개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휨강도’(블록이 하중에 저항하는 정도)를 검사한 결과 4개에 ‘중결함’이 발견됐다며 A 사에 1개월 거래정지 처분을 내렸다.

A 사는 검사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사가 자체적으로 다른 기관에 의뢰해 품질 검사를 진행한 결과 규격 적합 판정을 받은 만큼 거래정지 처분은 부당하다고 주장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달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가 자체 검사를 하거나, 기관에 의뢰해 시행한 검사는 어떤 시료를 채취해 이뤄진 것인지 알기 어렵다”라며 “이에 대해 원고는 검사를 의뢰할 당시 수요기관 공무원이 입회한 가운데 시료를 채취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품질에 차질을 빚을 정도라면 조기 납품 요구를 수용하지 않거나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타당한 조치”라며 조달청 검사 결과를 보면 높은 하중을 견뎌내야 하는 물품의 사용과 조작에 지장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A 사는 이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이달 13일 취하해 판결이 확정됐다.